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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리플리: 더 시리즈’
2024-04-12
글 : 최현수 (객원기자)

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스티븐 제일리언 / 출연 앤드루 스콧, 다코타 패닝, 조니 플린, 엘리엇 섬너, 케네스 로너건 / 공개 4월 4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육체와 시간의 세공으로 타자를 집어삼킨다

뉴욕에서 자잘한 사기로 생계를 유지하던 톰 리플리(앤드루 스콧)는 한 갑부로부터 유럽에서 자기 아들을 데려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디키라고도 불리는 아들의 이름은 리처드 그린리프(조니 플린). 갑부는 톰을 디키의 친구로 착각하고 제안했지만, 거짓말에 능한 그는 거액의 보수를 노리고 생면부지의 남자를 찾아 유럽으로 떠난다. 부호의 말대로 디키는 이탈리아 아말피의 대저택에서 애인 마지(다코타 패닝)와 함께 삶을 만끽하고 있었다. 지인 행세를 하며 디키에게 접근한 톰은 그의 별장에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마지는 톰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디키는 좀처럼 뉴욕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궁지에 몰린 톰은 간계를 꾸민다.

<리플리: 더 시리즈>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있는 리플리>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다. <태양은 가득히> <리플리>로 영화화된 적 있지만 <리플리: 더 시리즈>는 앞서 등장한 두 작품과 완전히 다른 작품을 만들어냈다. <리플리: 더 시리즈>는 전작들처럼 지중해의 볕과 파도의 심연을 천연색으로 그리기보다는 이탈리아의 풍광에서 채도를 앗아가는 과감한 선택을 내린다. 대신 시리즈는 명암만이 존재하는 세계를 아주 느린 호흡과 절륜한 조형미로 화면을 세공한다. 캐릭터에 대한 해석도 차이가 크다. 맷 데이먼은 불안감을 표현했고 알랭 들롱은 흔들리는 욕망을 그렸다면, 앤드루 스콧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불어나는 거짓과 범죄를 정교하게 이행한다. 일종의 생체 활동처럼 톰이 디키의 삶을 잠식하는 과정을 그린 <리플리: 더 시리즈>는 하이스미스가 무엇보다 뛰어난 범죄소설가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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