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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지배종’
2024-04-19
글 : 이유채

디즈니+ | 10부작 / 연출 박철환 / 출연 한효주, 주지훈, 이희준, 이무생 / 공개 4월10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호기심을 끌어내지 못하는 다소 딱딱한 몸풀기

세계 최초로 배양육을 상품화한 생명공학기업 BF의 윤자유 대표(한효주)는 오늘만을 기다려왔다. 4년 만에 신제품 발표회를 열면서 기쁨에 취한 건 잠시뿐, 미심쩍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병원 신세를 지는 동안 BF가 해킹 단체 시티즌X에 공격당해 시스템이 마비되는 일까지 겪으면서 윤자유는 불안에 시달린다. 한편 퇴역 장교 출신의 경호원 채운(주지훈)은 신변 보호가 절실해진 윤자유의 전담 경호원으로 채용된다. 채운은 시티즌X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면서 윤자유에게 신임을 얻고 둘은 내부의 적을 찾아나선다.

4월16일 기준 2회까지 공개된 <지배종>은 <비밀의 숲>을 쓴 이수연 작가의 신작이다. 전작 <그리드>에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드러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공장식 축산과 산림 파괴로 사라진 근미래를 그려 환경 위기의 심각성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이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인물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뢰하는 최측근 중 누가 시티즌X인 척하며 조직을 와해하려 하는지 알아내려는 윤자유가 감시망을 좁혀나가는 과정이 초반의 재미를 책임질 걸로 보인다. 모종의 이유로 윤자유에게 접근한 채운의 비밀스러운 면은 긴장감을 더할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전개에 앞서 초반 동력이 약한 편이다. BF 기업과 주요 인물에 관한 정보 전달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니 시청자를 사로잡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전체적으로 경직된 만듦새에서 배우들도 설명적인 대사를 평이하게 소화할 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과연 <지배종>은 중반에 이르러 회심의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세계관 세팅을 철저히 마쳤으니 3회부터는 휘몰아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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