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el Moon(레벨 문): 파트2 스카기버>
넷플릭스 | 영화 / 감독 잭 스나이더 / 출연 소피아 부텔라, 미치엘 휘즈먼, 에드 스크레인, 배두나 / 공개 4월1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받아쓰기에 머무른 세계, 그 이후가 궁금하지 않다
코라(소피아 부텔라)와 군나르(미힐 하위스만)를 비롯한 용사들이 벨트 행성으로 금의환향한다. 고향을 지켜냈다는 안도감도 잠시, 이들은 더 큰 결전을 준비해야 한다. 빈사 상태에서 부활한 애티쿠스 노블 제독(에드 스크레인)이 복수를 다짐하며 함대를 이끌고 벨트로 향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과 전사들이 힘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Rebel Moon(레벨 문): 파트1 불의 아이>에 이어 코라가 이끄는 저항세력과 구세력 마더월드를 수호하는 함대의 재격돌을 그린다. 1부에 비해 전투 규모는 더 커졌고 인물들의 교감도 적극적으로 그려지지만 여전히 전달력이 문제다. 장면의 당위성을 대사로 일일이 설명하는 식의 어색한 전개가 몰입을 방해한다. 용사들의 빈약한 전사에 근거한 헐거운 감정선은 때때로 당혹스럽기만 하다. 45분여의 전투가 이어지는 후반부에는 감독의 장기인 슬로모션을 활용한 빼어난 액션 연출이 더러 눈길을 잡아끈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동력이 부족한 탓에 감흥이 쉽게 휘발되기 일쑤다. 이처럼 아쉬운 만듦새는 <7인의 사무라이>와 <스타워즈>등 일차원적 인용의 위화감을 지우지 못한 채 <레벨 문>이 기초한 세계만의 매력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다. /박수용 객원기자
<걸스 스테이트>
Apple TV+ | 영화 / 감독 제시 모스아만다 맥바인 / 출연 니샤, 토치, 졸리, 아일리 / 공개 4월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두발로 일어선 경험, 스스로 선택한 경험이 여자아이들을 성장시킨다
다큐멘터리영화 <걸스 스테이트>는 미주리주 린든우드대학교에 모인 10대 아이들이 직접 정부를 수립해 민주주의를 경험해보는 프로그램 내용을 다룬다. 1930년대부터 이어진 ‘걸스 스테이트’는 미국재향군인회와 ALA(American Legion Auxiliary)가 후원하는 1주일짜리 워크숍으로 하와이주를 제외하고 남녀 분리하여 50개주에서 실시한다(소년들의 경우 ‘보이스 스테이트’가 있다). 환경, 낙태권, 총기 소지 등 다양한 관심사와 확고한 자기 신념을 지닌 아이들은 복잡한 면접을 거쳐 한곳에 모인다. 시민을 두 정당으로 나누어 선거에 출마하고 정부의 삼권위까지 조직한다. 여기서 최고위직은 주지사다. 누가 어느 자리에 출마할지, 어떤 공약을 내세울지, 어떤 안건을 주요하게 다룰지는 아이들이 스스로 선정한다. 첨예한 갈등과 쟁쟁한 의견 대립 속에서도 정치적·문화적·민족적·종교적 신념을 쉽게 꺾지 않는 아이들은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귀한 경험을 얻는다. 모든 과정이 화기애애하진 않지만 10대 특유의 명랑함으로 중무장한 프로그램은 적극적인 지지와 호응을 얻는다. “여성은 강하다는 게 우리의 진실입니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본 아이들은 끝내 성장한다. /이자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