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해묵은 담론 앞에 사진작가 낸 골딘은 그럴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낸 골딘은 정치적 검열과 사회적 차별이 공공연했던 1970년대부터 자신의 카메라에 세상의 터부를 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영화 시점의 현재, 낸 골딘이 연대해 투쟁하는 시위 단체는 P.A.I.N이다. 이들은 마약성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판촉해 부를 축적한 제약 회사 퍼듀 파마, 그 회사를 소유한 새클러 가문과 그들의 기부금을 받아 성업해온 전세계 대형 미술관들을 향해 성토한다. 낸 골딘의 예술 세계와 투쟁의 역사를 담는 이가 <시티즌포>로 한 차례 인물을 중심에 두고 그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맥락을 탐사한 바 있는 다큐멘터리스트 로라 포이트러스라는 점이 기대를 모은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낸 골딘의 미시사와 그가 만든 수많은 역작들이 큰 스크린에 투사되며 교차하는 순간이 가져올 감흥도 극장 필람의 요건이다. 202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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