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고등학생 히나타가 길을 잃어버린 또래 학생을 지나치지 못한 순간부터 다시 봐야 한다. 작은 체격, 다른 운동부 아이들과 다른 작은 목소리, 무엇보다 배구 이야기에 신나하지 않는 모습. 히나타는 켄마에게서 자신과 다름을 느낀다. 이 둘의 관계는 거기서 시작한다. 배구를 통해 살아 있음을 느끼고 온몸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히나타와 다르게 켄마는 배구에 다소 시큰둥하다.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이상하리만치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 배구는 구조적으로 팀워크 중심의 스포츠다. 단 세번 안에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상대팀 네트에 공격적으로 운반해야 하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켄마의 무덤덤한 면은 배구 자체에 대한 무관심이라기보다 팀원과 상대팀 선수들, 수많은 관중 등을 아우르는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비친다. 반면 중학교 시절 팀원이 없어 외로웠다는 히나타는 고등학교에서 조직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발판 삼아 성장한다. 접점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퍼즐 조각 같은 이 둘의 만남은 어떤 화학작용을 낼까. 과연 켄마는 배구가 “재미있다”고 하는 날이 올까.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은 지난 2월 일본 개봉 당시 올해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100억엔(879억원)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이 뜨거운 환호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먼저 <하이큐!!>가 소년 만화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배구라는 스포츠 종목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둘러보았다. 성장물의 미덕인 벅차오르는 감정의 근원을 살펴볼 수 있다. ‘큐덕’들에게 나타나는 귀여운 현상들도 함께 다뤘다. 마지막으로 원작 만화가 연재된 8년 반 동안의 시간을 소담한 에피소드로 정리했다. <하이큐!!> 연재를 함께한 지난 추억을 곱씹을 수있을 것이다. <씨네21>에서 먼저 공개되는 2장의 미공개 스틸컷도 극장판 개봉을 기다려온 이들에게 선물처럼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리뷰, 시리즈 역사 정리, 팬덤 '큐덕' 분석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