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여객기가 마치 전투기처럼 360도 공중회전(이멜만턴)을 보여주는 장면은 현직 조종사도 실현하기 어려운 액션이었기에 각본 단계에서부터 너무 과장된 액션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손수 유튜브를 탐험하며 이멜만턴의 성공 사례를 찾아냈고 이대로 찍자고 결정했다.” 김성한 감독이 보여준 스마트폰 속 영상에선 커다란 미군 수송기가 쌍발 프로펠러를 돌리며 창공을 360도 돌고 있었다. “회전 중인 비행기 내부를 표현하기 위해 비행기 세트를 기계에 통째로 넣어 뒤집었고 출연자들은 그대로 천장에 매달린 채 연기했다. 떨어지는 사물 대부분도 미술팀이 하나하나 설치해야 했다. 영화 <그레이트 왈도 페퍼>의 비슷한 비행 장면을 참고했다.”
“영화 초반 용대가 수류탄을 터뜨리자 모든 사람과 사물이 움직임을 멈추고 불길만이 빠르게 기내를 휩쓰는 장면은 완전히 수동으로 촬영됐다. 비행기 세트의 천장을 전부 뜯어내서 특수카메라를 설치하거나, 1초에 3천 프레임을 찍는 초고속카메라를 사용하는 일은 자본과 기술 면에서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게 모든 배우가 일제히 행동을 멈춘 뒤 카메라만 재빠르게 움직이고 구호에 맞춰 사람들이 다시 움직이는 아날로그 촬영(수동 프리즈 프레임)이었다. 이 컷만 하루 종일 찍었다. 배우들이 너무 고생했다.”
“포커스가 나간 후경에서조차 모든 배우가 알아서 적절한 액션을 취해주었다. 각본에 ‘승객들이 놀란다’ 정도로만 적혀 있더라도 60여명의 배우들이 각자 적절한 의상, 분장, 소품을 제작진과 논의해 준비해주었다. 그리고 미리 부여된 직업, 나이 등 설정을 참고해 적절한 액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편집 과정에선 한 장면을 몇번씩 돌려보게 되는데, 단 한명도 역할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더라. 배우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71년 속초공항의 내부를 기록한 사진 자료가 거의 없었고 ‘설 연휴를 앞두고 며칠 동안 폭설이 내려 차도가 끊겼다’라는 내용의 기사만 찾을 수 있었다. 설악산을 다녀온 대학생들, 속초에서 해산물을 잔뜩 가져온 사람들, 관광상품을 파는 사람들 등 200여명이 좁은 공항에 모여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공항을 여느 시장처럼 어수선하게 표현했고 공항 외부엔 고증을 거쳐 비포장 활주로를 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