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에 앞서 법무부 보호관찰소를 견학한 날. 김성균은 머리도 짧고 체격도 건장한 사람들이 주로 근무하는 현장에서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을 가르는 주요한 특징을 발견했다. “보호관찰관은 한분도 빠짐없이 안경을 쓴 반면 무도실무관 중에서는 안경을 쓴 사람이 없더라.” 기실 공부하는 직업에 가깝다는 보호관찰관에겐 법리와 행정뿐 아니라 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복역 후 전자발찌를 차게 된 대상자들이 소극적(전자발찌 충전 미비)이거나 적극적인(전자발찌 훼손 및 도주)인 방식으로 감시체계를 거부할 때 “법을 어기면서까지 표출되는 이들의 욕구를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것”이 보호관찰관의 일이다. 감시하는 자와 감시당하는 자의 관계라고 하여 그것이 인간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극 중 선민(김성균)은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하는 살인 전과자를 추격하면서도 “민도웅씨”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거두지 않고, 자신과 타인을 해하려는 그에게 “오늘 힘든 일이 있지 않았는지”, “20년 넘게 참회한 시간이 아깝지 않은지” 물어 달래며 심리 상담적 해결을 모색한다. 보호관찰관이란 직업의 속성은 영화 <무도실무관>을 폭력보다는 말의 힘과 진심을 믿는 액션물로 만들었고 김성균 역시 “이를 관객들이 몰라보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김주환 감독과 개인적인 연은 없지만 김성균은 그의 전작 <청년경찰>(2017), <사냥개들>(2023)을 보고 신뢰를 쌓아왔다. 흔쾌하고 리드미컬하게 스토리와 액션을 버무린 감독 특유의 장점은 여전하면서도 <무도실무관> 주인공 듀오에겐 ‘공생관계’라는 성질이 추가됐다. 세대에서 한번, 전투 능력에서 한번, 삶의 지혜에서 다시 한번 두 사람 사이의 위계는 종종 뒤집히지만 서로가 필요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보호대상자 감시라는 목표하에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은 문관과 무관이기도, 머리와 몸의 관계이기도 하다가 영화적 내러티브가 더해져 멘토와 멘티가 되기도 한다. 김성균은 전작 <D.P.>에서 연기한 군무이탈담당관을 언급하며 “박범구 중사가 체포조 청년들을 명령하면서도 훈육하는 역할을 하지 않던가. 선민은 그보다는 더 따뜻하게, 직접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면서 정도(김우빈)의 잠재된 능력을 끄집어낸다”고 덧붙였다. 20대의 김성균은 20대의 이정도가 그러했듯 “연기하는 재미. 남들 앞에서 공연하는 재미, 잘했다고 칭찬받는 재미”를 최우선에 두고 연극이라는 진로를 택했다. 재미와 사회적 보람이 하나가 될 수 있단 것을 깨달은 뒤 무도실무관이 된 정도의 마음을 김성균 또한 기억한다. “이런 작품을 만났을 때 사회적 보람을 느낀다. 꿈. 순수한 사명감. 불편한 것을 묵인하지 않으려는 마음. 세상의 경쟁 구도에 속하지 못할지언정 자신의 이익을 우선할 줄 모르는 그 바보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