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점호마다 따뜻하게 재소자를 맞이하는 교도관 에바(시세 바베트 크누센)는 삭막한 교도소에서도 상냥함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던 에바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찾아온다. 그녀의 교도소에 아들을 죽인 살인자 미켈(세바스티안 불)이 이감된 것이다. 에바는 미켈과 얽힌 관계를 숨긴 채 그가 수감된 중앙동으로 자진하여 근무지를 옮긴다. <더 길티>로 한정된 공간에서 탁월한 서스펜스를 직조했던 구스타브 몰러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에 이어 밀실의 딜레마가 반복된다. 다만 여기서의 밀실은 감옥이 아닌 아들을 죽인 살인자와 동거를 택한 주인공의 심리적 고립 상태다. 교도관의 직업윤리와 모성애의 애통함이 뒤엉킨 에바의 내적갈등은 건조한 교도소의 외벽과 좁은 화면비 안에서 자신을 가두는 감옥처럼 그려진다. 구원과 속죄, 복수와 존엄을 둘러싼 고뇌가 깃든 시세 바베트 크누센의 옆얼굴이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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