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빛과 어둠, 소외와 소통, 궤적을 좇다, <에드워드 호퍼>
2024-12-04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고요히 앉아 있거나 사색하는 사람들로 각인되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20세기 미국 도심 풍경을 통해 현대인의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했다는 평을 받으며 오늘날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호퍼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담아낸 영화 <에드워드 호퍼>는 어린 시절 남달랐던 가정환경부터 삽화가로 시작해 화가가 되기까지의 여정, 아내이자 조력자인 조세핀 니비슨과의 복잡한 관계를 아우르며 화가 호퍼, 인간 호퍼를 탐구한다. 호퍼의 화풍에서 느껴지는 절제미와 단순미를 닮은 담백한 연출이 돋보이는 다큐멘터리로, 영화 <위플래쉬>의 주역 J. K. 시먼스가 극 중 에드워드 호퍼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호퍼 개인전을 방문했던 관객에겐 더 큰 감흥을, 놓쳤던 관객에겐 새로운 기쁨을 줄 수 있는 다큐멘터리다. <푸른 저녁>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철길 옆의 집> 등 호퍼의 그림 80점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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