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극장가, ‘노이즈마케팅’ 활발
2002-12-16
<보스상륙작전>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영화의 인지도를 높이는 게 우선” 성수기 겨울 극장가에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 활발하다.

노이즈 마케팅은 부정적인 쪽으로라도 화제를 만들어내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마케팅을 말한다. 지난 여름에는 <보스상륙작전>의 마케팅팀이 자신의 영화에 대한 ‘영풍’의혹을 마케팅포인트로 삼으며 개봉 첫주 서울 6만 6천여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의 효과를 본 적이 있다.

호황기이니 만큼 경쟁이 치열한 극장가에서는 영화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급선무. 크리스마스와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어느때 못지 않게 ‘대박’ 경쟁이 치열한 12월 극장가에 몇몇 영화들이 노이즈 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통령을 소재로 한 <피아노치는 대통령>은 지난 6일 개봉하면서 이 영화가 민주당과 한나라당으로부터 영화의 내용에 대해 항의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영화로 오인돼서 민주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더니 민주당의 이미지에 도움 주는 영화로 한나라당을 불쾌하게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반지의 제왕>도 대선 관련 내용으로 ‘잡음’을 만들고 있다. 영화의 홍보를 담당하는 영화인은 “<반지의 제왕>이 때아닌 대선의 영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반지의 제왕>이 모 후보측의 사주를 받아 선거일 날 개봉일자를 잡고 젊은 층의 선거 참여를 낮추려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이 영화의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 영화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

북한공주의 남한방문기 <휘파람공주>도 스스로 “반미영화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며 ‘노이즈’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계획하고 있는 이 영화의 홍보사는 “<휘파람공주>가 미국 CIA를 남북 공동의 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에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면서도 “소재의 특이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영화일 뿐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시사회를 개최한다”고 대사관 직원들의 초청 이유를 밝히고 있다.

한편, “한국 묘사가 사실과 다르며 북한을 악의 축으로 설정했다”며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도 적극적인 노이즈 마케팅은 아니지만 ‘노이즈’로 인해 ‘인지도 상승 효과’를 얻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사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부정적인 정보를 제공해서라도 마케팅 초반에는 영화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 인지도를 얻은 영화가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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