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 손예진의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가 지난주 개봉하며 주말까지 서울 24만명, 전국 72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장화, 홍련>이 2주전 기록한 오프닝스코어엔 약간 못 미치는 성적. 어렸을 때 첫사랑인 선생님 딸에 대한 일편단심 순정으로 서울대 법대 합격과 사법고시 1차 합격까지 코피 흘리며 불철주야 노력한 차태현은 고생한 보람을 찾았을 듯하다.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의 코미디 영화지만 요즘 한국영화의 흥행 공식 가운데 첫번째가 스타 캐스팅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확인시켜 준 셈이다. 캐머런 디아즈, 드류 배리무어, 루시 리우 등 세 늘씬한 여자들의 황당하며 시원한 액션영화 <미녀삼총사: 맥시멈 스피드>도 <첫사랑…> 앞에선 무릎을 꿇으며 전국관객 41만여명을 기록했다.
정상에서 2주 만에 3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주말까지 전국 261만명의 관객을 모은 <장화, 홍련>이나 지난 29일자로 전국관객 500만명(직배만 계산)을 돌파한 <살인의 추억>은 코미디, 조폭물 이외에 한국영화계에서 또다른 영역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예일 것이다. <장화, 홍련> 외에도 일본 공포영화 <주온>이 상대적으로 적은 개봉관 숫자(70개) 속에서도 높은 객석점유율을 보이며 전국 20여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것을 고려하면, 이제 한국 여름시장에서 공포영화는 확실한 인기장르로 자리잡은 듯 보인다. 봉만대 감독의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은 전국 7만여명에 머물렀다.
이번주 개봉작 가운데는 리안 감독의 <헐크>가 있다. 말도 많고 우려도 많았지만, 완성된 작품은 그 어떤 코믹스 영화보다 어두우면서도 힘있고 매력적이다. 2일 오전 현재 맥스무비의 예매순위에서도 21.08%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3일부터 6일까지 서울 퀴어 아카이브 주최로 열리는 ‘쾌락의 셀룰로이드 궁전: 케네스 앵거, 잭 스미스 그리고 미국의 언더그라운드 영화’는 컬트영화 팬들에게 전설과 같은 작품인 앵거의 <불꽃>, 스미스의 <황홀한 피조물들> 등이 상영되는 자리로 놓치기 아깝다. 예매순위 8, 9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