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Review] <스파이키드2>
2003-08-19
글 : 김종연 (영화평론가)
■ Story

전편에서 부모를 구했던 카르멘과 주니는 지금은 인정받는 OSS의 스파이키드로 활동 중이다. OSS 새 국장 임명이 확실했던 아버지 그레고리오(안토니오 반데라스) 대신 라이벌인 개티와 개리의 아버지 도나곤 기글스가 OSS 국장에 수상쩍게 임명되더니 엄청난 일급 무기 트랜스무커가 임명식 도중 탈취된다. 그 책임을 뒤집어쓰고 스파이키드에서도 해임된 주니. 카르멘과 주니는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기 위해 트랜스무커를 가져간 악당들의 본거지로 잠입한다.

■ Review

전편에서 위험에 빠진 부모를 구하며 ‘피는 못 속인다’는 것을 증명했던 스파이 가족의 어린 남매는 2편에서 바야흐로 세계를 구하고 스파이로서의 커리어와 명예를 지켜내려 한다. 로켓으로 점화되며 공중을 나는 신발과 화려한 홀로그램을 내뿜는 시계, 넥타이를 매주는 개인용 로봇 등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한 장비들도 여전하다. 게다가 <닥터 모로의 DNA> 아동판처럼 보이는 ‘잃어버린 꿈의 섬’의 설정이 제공하는 괴물들이나 <인디아나 존스> 풍의 풍광들까지 가세하면 디지털 일변도의 그림에 식상할 법한 아이들에게 차려줄 수 있는 최고의 밥상이라 할 만하다.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공감하는지를 너무나 잘 아는 영화 악동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위와 같은 볼거리에다 빨리 어른처럼 되고 싶어하고 또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심리도 잘 잡아낸다. 신분증만 제시하면 어른들도 호령하는 특권을 소유하는가 하면 억울하게 해고되자 ‘탐정사무소나 차려볼까’라며 볼멘 중년의 목소리를 내는 주인공에게는 아이의 얼굴을 한 어른이 복잡하게 섞여 있다. 이것이 평범한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부담스럽지 않게 녹여넣었던 1편이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영화였던 점과 달라진 부분이다. 코르테즈가의 스파이키드들은 더 자랄 것도 없고 배울 것도 없는 것 같다. 신선하고 새로운 감각의 가족영화라는 작은 지평을 열었던 전편보다 후편이 더 나아진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여전히 황당하고 독특한 상상력이라든가 진지함과 경박함을 넘나드는 형식적 신선함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이 영화 악동의 답보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후속편의 원죄를 눈감아주기만 한다면 <스파이키드2>는 분명 유쾌한 여름 가족영화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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