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스무살을 맞은 한국영화아카데미가 관객들과 함께 흥겨운 성인식을 연다. 오늘부터 모레까지 서울 아트시네마에서 한국영화아카데미 20주년 영화축제 ‘성인식’이 개최된다. 이 축제의 최고 관심사는 이날 첫 공개되는 동창생 스무명의 옴니버스 영화 〈이공>(異共)이다. 김소영, 김의석, 오병철, 이용배, 장현수, 황규덕, 권칠인, 이영재, 박기용, 정병각, 이현승, 김태균, 박경희, 조민호, 유영식, 허진호, 봉준호, 이수연, 김태용, 민규동 등 한국영화의 허리 구실을 하는 아카데미 출신의 감독 20명이 5분여씩 만든 작품을 묶은 〈이공〉은 쟁쟁한 감독들의 초심이 묻어나오는 흥미진진한 프로젝트다.
<살인의 추억>으로 올해 최고의 흥행감독이 된 봉준호 감독은 노숙자 부녀의 황당한 내기를 그린 ‘싱크 앤 라이즈’를 선보이고, 허진호 감독은 헤어진 남녀가 자신들이 찍었던 홈비디오를 따로 보면서 함께 눈물짓는 ‘따로 또 같이’로 ‘봄날은 간다’의 쓸쓸한 느낌을 이어간다. 민규동 감독이 연출하고 류승범이 출연한 ‘비밀과 거짓말’은 깜짝 반전이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코믹에로()물. 이 밖에 아카데미 동문들의 초기작과 최근작, 비공개 화제작 단편들을 세개의 섹션으로 묶어 상영하며, 참여 감독들의 개봉작을 이어달리기로 보는 ‘도전-잠 안자고 영화 오래보기’등의 행사도 열린다. 〈이공〉의 수록작품들은 내년부터 휴대폰 동영상으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