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XX하네”, 멜로배우 최지우, 욕쟁이 되다
2004-07-22

멜로 배우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최지우(29)의 입에서 거침없는 욕설이 나온다면?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감독 장현수,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 '시기적절하게' 욕을 내뱉는 최지우를 만날 수 있다. 그가 욕설을 퍼붓는 장면을 접한 관객들은 놀라움의 탄성과 함께 웃음을 짓게 된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세 자매중 공부만 아는 둘째 한선영. 남자라곤 단 한 번도 사귀어본 적이 없이 '벼락'처럼 사랑이 다가오길 기다리는 캐릭터. 숱한 남자들이 그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부스스한 머리 모양에 학구파 분위기를 내는 안경, 사랑이라는 건 책에서나 접해봄직한 말투를 지닌 그가 세 자매를 차례로 유혹하는 이병헌을 만나 무너져내리며 육두문자를 입에 달고 산다.

막내동생 김효진과의 결혼을 발표한 이병헌에게 '야, 이 XXX아'를 내뱉고, 'XX하네'는 자연스런 일상용어가 돼 있다. 때론 투정부리듯, 때론 앞뒤 안가리는 막무가내 분노의 표출로 욕설이 적절하게 그의 캐릭터를 설명해준다. 또 섹스를 포르노 비디오와 잡지, 의학서를 통해 공부하듯 탐구하는 모습도 의외성이 유발하는 웃음을 안긴다.

코미디 영화 <가문의 영광> <할렐루야> 등을 집필한 시나리오 작가 김영찬은 늘 가슴아픈 사랑을 해왔던 최지우에게 이런 대사와 행동을 줘 관객들의 허를 찌른다. 최지우는 20일 열린 시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병헌씨에게 울면서 욕하는 장면을 보니 통쾌했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최지우의 매니저 장진욱씨는 "지우씨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욕을 하기는 94년 데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소곳해 보이는 지우씨 입에서 욕이 나오면 관객들이 재미있어할 것"이라 말했다. 제작사 정태원 대표는 "욕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지우씨가 민망해하면서도 재미있어했다. 멜로의 여주인공이란 테두리에 갇혀 있던 최지우에게 색다른 면모를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고, 보는 이들도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지우는 22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만난 후 23일 귀국, 영화 홍보 활동에 전념한다.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이병헌과 공연한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30일 개봉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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