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인 사이드 충무로] 메가박스 뭐가 무섭기에?
2004-07-26
글 : 이영진
<화씨 9/11> 미개봉 둘러싸고 의혹 증폭

메가박스가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에 “상영관을 내주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화씨 9/11> 홈페이지에 “메가박스 전국 체인에서는 개봉을 못하게 되었습니다”는 공지가 나붙자 “한개의 개봉관도 내기가 힘드나? 정말 의문이네요”(love29)라는 네티즌들의 항변이 뒤따르고 있는 것. 게다가 한 시사주간지를 통해 칼라일 그룹이 한달 전 메가박스의 50% 지분을 갖고 있는 멀티플렉스 업체 로이스시네플렉스엔터테인먼트사의 대주주가 됐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부시의 영향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은 세계 각국의 영화관들과 배급사까지 미치는구나”(sopq)라는 분노도 터져나온다. 막강한 정·재계 인사들을 동원해 군수업체와 금융업체 등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떼돈을 번 칼라일 그룹은 <화씨 9/11>에서 부시 정권과 빈 라덴 일가의 결탁을 돕는 중재자로 언급된다.

이런 논란에 대해 메가박스쪽은 “미국 로이스 체인에서도 <화씨 9/11>을 상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프로그램 결정은 절대적인 우리 권한이다”라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개봉 아침까지도 프린트를 달라고 배급사쪽과 싸우다시피했다”고 말했다. 배급사인 스튜디오 플러스쪽에 상영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가, 배급 시사회 직후 아무래도 어렵겠다고 했고, 개봉 4일을 앞두고서 다시 프린트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선 “당시 무려 19편의 영화가 대기하고 있어서 상영이 힘들 것 같았는데 몇편의 영화가 개봉이 연기되어 개봉주 월요일에 배급사쪽에 프린트를 요청했다”고 설명헀다. 이와 관련해 스튜디오 플러스의 강재규 배급팀장은 “<화씨 9/11>은 미라맥스쪽으로부터 원하는 수량의 프린트를 받는 형태인데 추가로 국내에 프린트를 들여올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 메가박스쪽의 요청을 들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내막을 알 수 없으나 이번 일은 <화씨 9/11>에 대한 관심의 수위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7월18일까지 미국에서만 1억달러에 달하는 흥행수익을 거둬들인 <화씨 9/11>은 7월22일 CGV, 롯데시네마 등 국내 80개 극장에서 개봉했으며, 적은 스크린 수에도 불구하고 사전 예매율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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