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화씨 9/11> 겨냥한 보수 다큐 <섭씨 41/11> … 흥행 여부는 불투명
2004-10-05
글 : 김도훈
보수주의자가 열받는 온도는 41.11℃!

불을 끄는 데는 맞불이 최고. 다큐멘터리로서는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화끈한 열기를 보여준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에 미국 내 보수주의자도 맞불 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다름이 아니라 한 보수적인 유권자 단체와 일단의 할리우드 공화당원들이 팀을 이루어 마이클 무어 영화에 대적할 새로운 다큐멘터리영화를 제작한 것이다.

모두 90만달러의 제작비가 동원되어 완성된 영화의 제목은 <섭씨 41/11>. 이 제목은 ‘두뇌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고온’을 의미하는 것으로, 영화의 제작자인 할리우드의 유력 공화당원 라이오넬 쳇윈드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무어(사진)의 화려하고 과장된 수사학에 열받아 두뇌를 다칠 수도 있는 온도”라며 애써 의미를 부여했다.

<섭씨 41/11>에는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보수논객의 다양한 인터뷰들이 삽입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백악관으로부터의 직접적인 접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무려 90만달러에 달하는 제작비를 지원한 곳은 전국적으로 10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보수주의자 행동단체 ‘시티즌스 유나이티드’.

이곳의 대표인 데이브 보시는 “단 6주 만에 완성된 영화로 마이클 무어처럼 홈런을 치리라 예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을 교육하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기를 원한다. 비록 미국인들이 (민주당 지지자로 유명한) 알렉 볼드윈이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뭐라고 지껄이는지 신경쓰지 않더라도, 공화당원들은 할리우드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필요가 있다”며 <섭씨 41/11>에 대한 재정지원의 명분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이상 <섭씨 41/11>의 흥행 전망은 불투명한 편이다. 제작자 라이오넬 쳇윈드는 “내 꿈은 모든 미국인들이 이 영화를 보는 것”이라고 희망을 피력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선거일이 이미 다가왔으니, 오직 골수 당직자들만이 간접적인 홍보효과를 주는 영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겠나”며 비관적인 견해를 토로했다. <섭씨 41/11>은 9월28일 워싱턴에서 프리미어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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