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고대 최고 영웅, 그 굴곡의 생애, 해외신작 <알렉산더>
2004-10-18
글 : 문석
“네 공포를 정복하라. 그러면 나는 너의 죽음을 정복한다고 약속하겠노라.”

기원전 4세기경 전세계를 호령했던 이 사자후의 주인공은 바로 소국 마케도니아에서 출발해 그리스에서 페르시아, 인도와 이집트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만들었던 알렉산더 대왕이다. 20살에 왕위에 올라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영면할 때까지 그의 삶과 꿈, 위업과 인간적 면모, 도전과 좌절을 다루는 <알렉산더>는 1억7천만달러의 천문학적 제작비, 2년이라는 제작기간, 여러 나라에서 참여한 2천여명의 스탭, 5천여벌의 의상 등 일단 규모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초대형 블록버스터 서사극 <알렉산더>가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궁금증은 바로 감독인 올리버 스톤에 관한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알렉산더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왔던 그는 수십년간 이 서양 고대사의 최고 영웅을 영화화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그가 수많은 후보를 물리치고 이 거함의 선장이 된 것도 1990년부터 구체적인 준비를 해온 덕분이었다. <JFK> <닉슨> <도어스>를 거쳐 피델 카스트로, 야세르 아라파트에 관한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을 현재의 지평선 위로 끌어올렸던 스톤은 “우리 모두는 알렉산더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말을 통해 이 영화의 개략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또 알렉산더 역의 콜린 파렐과 안젤리나 졸리(알렉산더의 어머니 올림피아), 발 킬머(알렉산더의 아버지 필립 왕), 앤서니 홉킨스(알렉산더의 오른팔 톨레미) 같은 톱스타 외에도 제리드 리토, 로사리오 도슨, 조너선 라이스 메이어스 등 재능있는 젊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고대의 전설을 현실로 만들어줄 전망이다.

탄생부터 죽음까지, 알렉산더의 굴곡 깊은 생애를 그릴 <알렉산더>는 애당초 11월 초로 잡혀 있던 미국 개봉일정이 슬금슬금 늦춰지면서 프로덕션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불길한 소문에 휩싸여 있지만,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영화 중 하나가 될 것 또한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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