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8살짜리 꼬마를 연기했다고?
톰 l 배우로서, ‘북극행 기차를 타는 8살짜리 꼬마를 연기하는 것은’ 분명히 흔치 않은 경험이다. 하지만, 워낙 기술적으로 촬영현장이 독특하다보니 네명의 성인 배우가 꼬마를 연기하는 건 무척 재밌는 작업이었다. 신체적으로 어린이다운 순진함을 표현하는 것은 사실 두려움이나 호기심을 표현하는 데 비하면 큰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다른 방식으로 두려움 등을 표현하니까. 그냥 보통 어른으로 알고 있는 걸 잊어버리고, 밥이 만들어놓은 세트에 동화처럼 실제보다 큰 사이즈로 만들어진 기차에서- 그냥 젖어들기만 하면 됐다. 그냥 정말 아이처럼 놀았다고 보면 된다. 첫 촬영부터 실제 아이들과 네명의 어른 배우들이 같이 노는 데 성공했다. 세트에서 내가 큰소리로 방귀를 뀌었는데, 분위기에 딱 맞았다.
밥 l 실제로 해보니까, <피터팬>처럼 어른들이 아이들 역을 연기하는 어린이 극장 전통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어린이를 위한 어른들의 연극. 그게 결국 우리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바니까. 거기다 덤으로 어른 배우들이 8살 꼬마의 연기에 풍부한 인생·연기 경험을 불어넣을 수 있었으니 금상첨화다. 그렇지 않으면 아역배우들을 데리고 하나하나 일일이 지도해야 했을 테니까.
톰, 당신의 얼굴과 목소리는 어떻게 된 거야?
톰 l 밥이 동화책의 주인공에 최대한 닮게 만들고 싶어했기 때문에 몇 사람 얼굴을 합성해서 만들었다.
밥 l 톰의 목소리를 쓰려고 갖가지 시도를 다 해봤지만 맞지 않았다. 아이 역을 연기한 다른 배우들의 목소리는 변조해서 그대로 쓸 수 있었는데, 톰의 경우는 <스파이 키드>에 나왔던 아역배우 데릴 사바라가 대신했다.
톰,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삐딱이’?!
밥 l 크리스마스의 어두운 면이지… .
톰 l 그렇지, 말하자면 호보는, ‘너, 산타 믿니? 그래? 그럼, 유령도 믿니?’ 뭐 그런 캐릭터다.
밥, 퍼포먼스 캡처 작업, 어떻게 생각해?
밥 l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에서 내가 좋아하는 부분은, ‘일루저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영화 만들기 중 이 부분이 특히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나는 모든 영화는 일루전이라고 믿는다. 클로즈업도 결국 일루전이다. 그러니까, 내가 관심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을 쓰고 싶을 뿐이다. 다만, 스토리에 적합하지 않은 수단을 억지로 쓰지 않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번에 퍼포먼스 캡처를 쓴 이유는 원작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뭐든지 가능하다’는 것은 감독에게는 축복이자 저주이기도 하다. 최적의 영화적인 표현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결국은 상상력의 문제로 귀결된다.
톰과 밥,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즐길 만한 영화겠는걸
밥 l 같은 생각이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는 아이들을 아이로 취급하지 않는 동화이다. 우리는 이 영화에서 모든 연령의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최신 버전의 IMAX 3D로도 개봉될 예정이다. 디지털 3D 작업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3D로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톰 행크스와 로버트 저메키스가 초대한 북극행 크리스마스 특별 열차에 동승하는 기분이 생생하겠다.
원작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화, <폴라 익스프레스>는?
간결한 이야기와 생생한 삽화의 매력1986년에 발간되어 지금까지 미국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원작 동화책은, 발간 당시 유려한 유화 파스텔화로 캘드콧 메달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 간결한 이야기와 생생한 삽화가 인상적이다. 크리스마스 전날 한 소년의 모험담을 보통의 어린이용 그림책과는 달리 에드워드 호퍼식의 사실주의 회화를 연상시키는 사실적이고도 몽환적인 14개의 삽화로 그려내고 있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원작의 스토리와 이미지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기고, 사이사이 에피소드를 첨가했다. 알스버그의 1981년작, <주만지>도 역시 영화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