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영상자료원 “고전영화를 디브디로”
2005-01-18
글 : 김은형 (한겨레 esc 팀장)
‘양산도’‘자유만세’ 출시

텔레비전이나 영화제를 통해서도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한국 고전영화 두편이 디브이디로 출시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보유한 한국영화 필름 가운데 저작권 제약을 받지 않는 1956년도 이전 영화들을 디브이디로 일반에게 공개하는 ‘한국영상자료원 고전영화 컬렉션’시리즈를 내놓으면서 김기영 감독의 <양산도>와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로 첫발을 내디뎠다.

55년작인 <양산도>는 김기영 감독의 두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하층민 간의 사랑이 양반의 ‘농간’으로 끝없는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북한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전국의 많은 극장들이 전쟁통에 닫았던 문을 다시 열게 할 정도로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한국전쟁 직후 필름이 없어 미군이 버린 기한 지난 썩은 필름을 쓰레기장에서 주워서 이용할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완성한 영화로 비오는 화면과 간간이 유실된 장면 탓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하녀> 이후 본격화된 김기영 감독의 작품세계의 맹아를 볼 수 있는 기회다. 50년대 인기 여배우였던 김삼화가 여주인공을, 김승호가 조연과 제작을 맡았다.

46년 개봉한 <자유만세>는 해방 직후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참가해 만든 본격적인 극영화이자 항일과 광복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영화사적 의의를 가진 작품이다. 지하에서 벌이는 독립운동의 숨막히는 긴장과 그 속에서 꽃피는 로맨스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해방의 흥분이 잦아들지 않았던 개봉 당시(10월21일) 국제극장이 미어터질 정도로 많은 관객을 모았다. 여주인공 황려희는 당시 연예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던 경기여고 출신 ‘스타’로 화제를 낳았다. 영상자료원으로 앞으로도 50년대 이전 영화들을 해마다 두편씩 디브이디로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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