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플먼트 & 코멘터리]
<갓 앤 몬스터> 배우에서 세트까지 감독의 애정어린 설명
2005-03-24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자신이 만든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를 TV로 보고 있는 웨일과 한나.

훌륭한 코멘터리란 어떤 것일까? 여러 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어떤 경우든 화자가 해설하고 있는 작품과 그것을 구성하는 제반 사항들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것이야말로 그 으뜸이 아닐까. 그러한 의미에서 빌 콘돈 감독이 직접 참여한 영화 <갓 앤 몬스터>의 오디오 코멘터리는 한 번쯤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상당히 수줍고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시작하는 그의 해설은 제작에 들어가기까지의 상황과 배우, 촬영, 미술, 의상 등 작품의 전 분야를 가로지른다. 때때로 화제를 이리저리 옮기는 편이라 약간의 혼란이 생기기도 하지만, 자신이 아는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설명하고자 하는 성의가 느껴져 그다지 밉지 않고, 24일이라는촉박한 제작 기간을 통제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인디펜던트 감독 특유의 인상도 느껴져 흥미롭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극 중반 클레이(브랜든 프레이저)와 한나(린 레드그레이브)의 대화 장면. 자신이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라고 밝히는 콘돈의 말끝에는 뛰어난 연기를 해준 배우들과 노련한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는 감독으로서의 입장과 순간 관객이 되어 잘된 장면에 대해 느끼는 감탄이 동시에 묻어난다. 듣는 이도 감동을 받을 정도의 이러한 감정은 본 코멘터리를 뛰어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제임스 웨일이라는 예술가와 그의 작품에 대한 무한한 존경을 기반으로 한 걸작 <갓 앤 몬스터>의 코멘터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애정을 가진 한 감독의 손에 의해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작품임을 공감하도록 할 것이다.

잘 재현된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촬영장. 공포영화의 팬들이 반가워할 듯
감독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고 꼽은 클레이와 한나의 대화 장면.

코멘터리에는 캐릭터와 시대 배경에 맞는 세트를 준비하느라 고민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흔히 힘만 좋고 덜 떨어진 이미지로 각인된 브랜든 프레이저. 실은 타고난 재능과 감각을 지닌 좋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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