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이탈리아 주요 5대 도시에서 순회 상영회를 열고 있다. 이번 릴레이 한국영화제는 피렌체를 시작으로 토리노, 밀라노, 볼로냐, 로마에서 4월 한달과 5월 초까지 연이어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김기덕 영화의 특별전 및 이탈리아에서 극장 개봉하지 않았던 <해안선> <송환> <죽어도 좋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그리고 <원더풀 데이즈> 등 애니메이션 작품의 첫선을 보일 계획이다. 피렌체와 그리고 코리아필름페스트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영화제는 올해로 3회를 맞이하지만 릴레이식의 주요 5대 도시 순회상영은 올해가 처음이다. 영화상영뿐 아니라 한국 문화 전파와 올바른 이해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릴레이 한국영화제의 선두에 선 피렌체는 행사 기간 중 ‘동방예의지국의 영화와 문학’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주제 발표와 일반 관객과의 토론 시간을 가졌다. 이 토론회에서 이탈리아 영화역사과의 아프라 교수는 “한국영화는 93년 칸영화제에 처음 선보인 이후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번창해왔다. 노장과 중견 감독들은 흔들리지 않고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한국영화의 새로운 새대인 1960년대생들의 화려한 출발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배창호 감독 등 한국영화의 맥을 유지하는 데 일조한 감독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의문”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코리아필름페스트쪽은 “한국영화에 이처럼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국 문화가 그 나름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짧지만 빠른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영화를 이해하려면, 먼저 한국 문화와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번 한국영화제는 그동안 중국과 일본 문화만 각광받아왔던 이탈리아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전했다. 이외에도 토리노시는 한국영화제 기간 중 김기덕 감독을 초대하며 김 감독에게 피렌체 시장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올 봄에는 인피니티페스티벌과 우디네영화제에서 다수의 한국영화가 상영될 예정이어서, 이탈리아에서 한국영화가 활발히 알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