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3>를 보면서 불만족스러웠던 점들 중 한 가지는 <블레이드 2>보다 액션의 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홍콩의 액션스타 견자단이 무술감독 겸 배우로 출연한 <블레이드 2>는 전편을 훨씬 압도하는 엄청난 무술액션을 선보였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황비홍 2>에서 이연걸과 실력면에서 거의 호각을 이루는 악역으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견자단은 TV 시리즈 <정무문>과 영화 <신용문객잔> <철마류> 그리고 장예모 감독의 <영웅>으로 유명한 배우. 현란한 발차기가 특기인 그는 아쉽게도 <블레이드 2>에서는 큰 비중이 없는 조역으로 출연했다. 뱀파이어들의 특수부대 ‘블러드팩’의 일원인 스노우맨을 연기했는데, 대사 한마디 없을 뿐만 아니라 중반 이후 어이없는 죽음을 맞아 퇴장하는 비운의 캐릭터였다.
하지만 짧은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매서운 눈매와 차가운 표정이 주는 카리스마는 여전하여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뱀파이어의 천적 리퍼와 마주친 견자단이 순간적으로 펼치는 이단옆차기는 그가 블레이드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아마도 견자단의 출연이 더 길었으면 영화는 더 이상 웨슬리 스나입스의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