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가 VHS 비디오를 대신하여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음은 이미 상식 수준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미국의 대형 할인점들이 잇달아 비디오 취급을 중단하거나 대폭 감축시키는 등 점차 비디오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징후가 나타날 예정이어서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문제의 주인공은 영화 <스타 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지난 여름 팬들의 열렬한 성원 속에 공개되어 다시 한 번 극장가를 압도했던 이 영화가 미국에서 11월 1일(한국은 11월 3일) DVD로만 출시된다는 것. 따라서 &에피소드 3>은 <스타 워즈> 시리즈 가운데 유일하게 비디오로 출시되지 않은 작품이 된다.
물론, 비디오 시장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 미국에만 해도 9천 4백만 가구가 아직도 VCR을 이용하고 있으며, 2004년 미국의 비디오 대여 및 판매 총액은 3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1997년 봄 DVD의 등장과 2003년 6월 대여 시장을 DVD에게 추월당한 후 비디오는 빠른 속도로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스타 워즈 에피소드 3>의 DVD 단독 출시는 한 때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장의 비디오를 판매했을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했던 대표적인 킬러 컨텐츠를 잃게 된다는 점에서 비디오 시대의 종말을 상징하는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