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6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역대 최대 규모인 73개국 307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이 가운데 61편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전세계에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월드프리미어이며, 인터내셔널프리미어(자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첫 상영)와 아시아프리미어도 각각 28편과 87편에 이른다.
개막작은 대만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쓰리타임즈>다. 1911년, 1966년, 2005년 세 시대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지난 5월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120분 버전으로 상영됐다. 이번 부산영화제에서는 전면적인 재편집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135분짜리 최종본이 처음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폐막작으로는 한국 황병국 감독의 <나의 결혼 원정기>가 선정됐다. 무거운 삶의 짐을 짊어진 채 묵묵히 자신의 인생에 출실한 변방 사람들에 관한 휴먼멜로드라마로, <태양은 없다>와 <무사>의 조감독을 지낸 황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감독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오가며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세계 각국의 신작을 가져다 트는 ‘월드 시네마’와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서는 다르덴 형제, 미카엘 하네케, 짐 자무쉬, 빔 벤더스, 스즈키 세이준, 스탠리 콴 등 쟁쟁한 감독들의 새 영화가 줄서 있다. 특별프로그램도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 ‘한국영화 회고전’에서는 고 이만희 감독의 30주기를 맞아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휴일> 등 고인의 대표작 10편이 상영된다. ‘아시아 작가영화의 새 지도 그리기 1’은 세계영화사에서 소외됐지만 자국에서는 커다란 업적을 남긴 아시아의 주요 작가들을 발굴·조명하는 기획으로, 이란의 소흐랍샤히드살레스, 태국의 라타나페스톤지, 인도네시아의 테그카리야 감독이 소개된다.
‘새로운 물결 10년 그리고 현재’는 그 동안 부산영화제에서 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을 수상했거나 특별히 주목 받았던 감독들의 현재를 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영국특별전’에서는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를 만든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신작과 대표작 등 가장 논쟁적인 현대 영국 영화 11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또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담과 관련해 아펙 영화 특별전도 열린다. 경쟁부문인 ‘새로운 물결’의 올해 심사위원장은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맡았다.
이번 부산영화제에는 허우샤오시엔, 피터 그리너웨이, 일본의 스즈키 세이준, 태국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폴란드의 크지스토프 자누쉬 등 세계적인 감독은 물론 재키 찬(성룡)과 장첸 등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방문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또 지난해 보다 스크린 수를 31개로 늘려 30만개에 달하는 좌석을 확보할 예정이며, 감독과 (함께) 영화보기, 참석자 전원이 함께 하는 피날레 파티, 오픈 콘서트 등 다양한 관객 중심의 행사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