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면의 비밀]
<아미티빌 호러> 지붕 위로 올라간 첼시
2005-11-02
글 : 한청남

리메이크 공포 영화 <아미티빌 호러>에서 가장 소름 끼치는 장면은 깜짝깜짝 놀래키며 등장하는 유령도 후반부 악령에게 사로잡힌 새아빠도 아닌, 어린 소녀가 위태롭게 지붕 위를 타는 장면이다. 인간이 가장 고소공포증을 크게 느낀다는 3층 건물 높이에서 한가하게 외다리 타기를 하는 소녀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아찔한 광경이다.

놀라운 것은 요즘 영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블루스크린 합성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 생생함의 비밀은 역시 실제 촬영했다는 사실에 있다. 그리 길지 않은 메이킹 필름 가운데서도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는 촬영 현장 모습을 보면 제작진 측에서 무척이나 공을 들인 장면이었음을 알 수 있다.

와이어줄을 통한 안전장치와 스턴트 대역, 그리고 실력 있는 스턴트 감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이 아역배우였기 때문에 스탭들이 느낀 부담감은 상당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감독은 "자신이 못하는 것을 배우에게 시킬 순 없다"며 크레인을 타고 지붕 위로 함께 올라갔으며, 제작자 마이클 베이 역시 현장에서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정작 지붕을 탄 꼬마 클로에는 그리 대수롭지 않았던 모양인 듯.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나중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말하는 모습이 깜찍하기만 하다. 어린아이의 담대함에 감독 이하 모든 스탭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물론 여기에는 실제 촬영에 돌입하기 전 낮은 높이에서부터 외다리 타기를 시키며 서서히 높이에 적응시키려고 했던 스탭들의 배려도 한몫을 했다. 덕분에 우리는 디지털 효과로 얻을 수 없는,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