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못본 장면]
<박수칠 때 떠나라> ‘꾸러기’ 정재영의 억울한 사정
2005-11-18
글 : 한청남
"맞으면서도 궁금했던 것이 있는데..."

다혈질 검사 최연기의 ‘전설’에 관한 에피소드 중 등장하는 마약 밀매상 ‘꾸러기’. 그는 국제적인 조폭들과 거래를 하던 도중 현장을 덮친 최검사의 분신 공격(?)에 당해 체포된다. 정재영의 카메오 출연과 코믹한 연출이 돋보이는 장면인데, DVD 속 삭제장면들 중에는 그 기막힌 뒷이야기가 담겨있다.

조서 작성을 위해 최검사와 마주한 꾸러기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다며 최검사에게 질문을 던진다. 원래 거래 예정일은 내일(28일)이고 정보원들 역시 그렇게 알고 있을 텐데 “어떻게 알고 일찍 덮쳤냐”는 것이다. 답답해하는 꾸러기를 빤히 쳐다보는 최검사. 그도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오늘이 28일 아니었냐?”

황당해하는 꾸러기를 보면서 동료 형사에게 재차 확인을 하는데, 사실은 그날이 27일이었던 것이고 최검사가 날짜를 착각한 것이었다.

"오늘이 28일이잖아"
"27일인데요"

원래대로라면 잡히지 않았을 텐데 꾸러기로서는 정말이지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최검사도 왠지 미안한 감정이 들었는지 시계 탓을 하며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을 하는 꾸러기. 상황이야 어찌됐건 마땅히 받아야할 죗값을 치르는 것이지만 그의 기구한 운명이 웃음과 함께 연민의 정을 자아낸다.

"이상하네, 시계가 잘못 됐나?"
"나 잘못 왔응께 빨리 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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