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이 연출하고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이 출연하는 <태풍>이 12월14일 개봉을 앞두고 회오리바람 몰이 작전을 시작했다. 최다 스크린을 확보하고, TV 광고를 강화하며, 새로운 홍보수단을 개발하는 등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그 어느 때보다 <태풍>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 영화의 규모 때문으로 보인다. 타이, 러시아 등지에서 해외 로케이션을 했고, 각종 특수효과를 사용한 이 영화의 순제작비는 역대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150억원 이상. 일본쪽의 투자·수입액을 제하더라도 극장에서 500만명 넘는 관객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기게 된다.
CJ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 목표는 한국영화 최다 흥행기록을 깨는 것”이라며 자신하고 있지만,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태풍>의 흥행 정도는 한국 영화계의 선두주자를 자부해온 CJ의 자존심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CJ는 이 영화의 개봉주 스크린을 <태극기 휘날리며>가 가장 스크린을 많이 확보했을 때(2주차, 513개)보다도 많이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봉 첫주 동안 250만 관객을 동원하겠다는 목표. 또 “<태풍>은 동영상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 결정적”이라는 전략에 따라 TV 광고도 강화한다. “보통 영화의 세배 정도”라는 게 CJ 관계자의 이야기다.
또 그동안은 기업 광고가 주로 실렸던 영등포역이나 부산역 인근의 가로 13m짜리 초대형 옥외광고판을 홍보수단으로 삼을 예정이며, 서울 강남역이나 학동역 등지 빌딩 꼭대기의 LED 전광판을 통한 광고도 할 계획이다. 특이한 점은 일부 대기업의 사보와 사내방송까지 홍보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점. “최다 흥행영화가 되려면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랬듯, 인구 비중이 높은 30∼40대 관객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개봉 전까지 들어갈 <태풍>의 마케팅 비용은 40억원 정도로 알려진다.
애초 같은 날로 잡혀 있던 한국영화 <청연>과 <야수>가 개봉을 늦추면서 <태풍>의 위력은 강해졌지만, 수마트라 부근의 한 섬에서 나온 2억달러짜리 거대한 고릴라 <킹콩>까지 굴복시킬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