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코미디언의 행보가 외교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과 카자흐스탄 사이의 미묘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인물은 영국 <채널4>에서 <다 알리 G 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새처 배런 코언. 알리 G라는 흑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던 그는 보랏 사그디예프라는 이름의 카자흐스탄 TV리포터로 분해 미국을 탐방하는 내용의 쇼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또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라는 영화를 만들어 올해 토론토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문제는 이 캐릭터가 카자흐스탄 문화를 비난한다는 사실. 그는 “이제 카자흐스탄에서 여성은 버스 안에서는 여행할 수 있고, 동성애자는 더이상 푸른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되고, 결혼 가능 연령은 8살까지 올라갔다”며 카자흐스탄 사회를 조롱해왔다. 그의 이 같은 ‘도발’에 카자흐스탄 정부는 코언을 상대로 소송을 공언해왔으며, 결국에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까지 나섰다. 11월로 예정된 <보랏…>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미국을 찾아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벌인다는 것이다. 미국이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석유자원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회담이 영화의 개봉을 방해하기는커녕 오히려 흥행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으니 성과는 미지수인 셈이다. <보랏…>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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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문화 모독한 <보랏…> 개봉 앞두고 부시와 회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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