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
PPP에 차기작 <야차> 출품한 <짝패> 감독 류승완 (+영문)
2006-10-18
글 : 김현정 (객원기자)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짝패>로 베니스 영화제에 초대받았던 류승완 감독은 “기대하지도 못했는데 현지에서 상영 도중 박수가 두번이나 나왔다”고 기분 좋은 소감을 전했다. 그가 액션영화의 순수한 쾌감에 집중한 <짝패>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영화는 뜻밖에도 무협사극 <야차>.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 작품을 내고 <짝패> 무대인사도 하기 위해 부산을 찾아온 그를 만났다.

-무협영화더라도 <아라한-장풍대작전>은 당신의 취향이 반영된 영화였다. 그러나 <야차>는 어디에서 그런 기획이 나왔는지 궁금해진다.
=<야차>는 영화사가 기획해서 내게 제안한 영화다. 이런 일은 처음인데, 내가 고용 감독으로서 어떨지, 언제나 궁금했다(웃음). 처음 설정은 딱 한줄이었다. 무사가 좀비와 싸운다. 하지만 조지 로메로의 영화보다 무서운 좀비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황혼에서 새벽까지>처럼 신나는 영화를 만들기에는, 학살을 유희로 즐긴다는 점이 걸렸다. 그래서 '야차'란 무엇인가, 근원을 고민하고 있다. 야차는 식인귀다. 귀신이어서 이미 무서운데 사람을 잡아먹기 때문에 또 한번 무서워지는 것이다.

-왕조 말기의 혼돈이 만연했던 진성여왕 시대가 배경이다. 그 시대를 선택한 까닭은 무엇인가.
=PPP에 공개된 시놉시스는 그랬는데 그사이 시대적인 배경을 바꿨다. 나·당 연합군이 고구려를 정복하고 국경선을 새로 그은 시기로. 갑자기 국경이 바뀌었으니 국경선이 정착되지도 않았을 거고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을 것 아닌가. 전형적인 설정으로 빠질 수 있는 진성여왕 시대보다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이건 또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말하는 건데, <야차>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세 집단이 국경 지대에서 만나는 영화가 될 것이다.

-당신의 영화들은 무기보다는 주먹과 발을 쓰는 액션을 보여주었다. <야차>는 사극이어서 무기를 사용하게 될 텐데, 어떤 스타일의 액션을 생각하고 있는가.
=이번 액션의 컨셉이 있다면, ‘살아남기 위한 싸움’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영화가 있다면 <서극의 칼>이나 <무사> 정도? 거칠고 정형화되지 않은, 원시적인 형태의 액션말이다. 그런 액션을 해야 원화평이나 정소동의 잘짜인 안무와 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7인의 사무라이>에서 미후네 도시로는 칼에 맞고서도 고통을 표출하기보다 짜증을 낸다. 그런 폭력의 히스테리도 한 번 표현해 보고 싶다.

-PPP에 출품된 영화는 대부분 예상 제작비를 명시한다. <야차>는 그렇지 않던데.
=무한대지, 뭐(웃음) 그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 어제 무대인사를 하면서 <야차>는 클로즈업 위주로, 얼굴에는 수염 붙이고 의상은 청바지 입고 찍겠다고 했는데(웃음). 중국은 이미 제작돼있는 세트와 소품이 많아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는 나라지만, 당시 국경선이 있었던 북한과는 산세며 지형이 너무 달라 중국에서 찍고 싶진 않다.


<The City of Violence> <Yacha> Director Ryoo Seung Wan

After the pure entertainment of his current action movie <The City of Violence>, director Ryoo Seung Wan will shift gears with his historic heroic tale <Yacha>. Ryoo comes to Pusan introducing his current film, a product of the Pusan Promotion Plan (PPP).

-Though <Arahan> is a martial arts film, it reflects your personal style. Where does <Yacha> comes from?
=A film company commissioned <Yacha>. This is a first. Me a hired director? I'd have never guessed! (Laughing) They gave me one line-"warriors fight zombies." Nobody could make anything scarier than George Romero's movies. I agonized over the origin of a zombie. It's a cannibalistic ghost. A ghost is already frightening, a cannibalistic ghost, more so.

-The background is the Queen Jinseong era, the Silla dynasty ending in chaos. Why?
=Actually, I've changed it to when the joint Silla/Tang forces conquered Goguryeo and the borders were all new. The frontier was chaos. There's a lot more space for imagination than in the well-tread Jinseong era. I could change it again, but <Yacha> will definitely be about a frontier where three groups all have their own aims.

-Your films have more fists and feet than weapons. But <Yacha> is a historical drama, probably with weapons. What action style are you considering?
=The concept is about "fighting to survive," similar to <The Blade> or <Musa>, a situation where things are in flux. I have to match the elaborate choreography of Woo-ping Yuen or Siu-Tung Ching. In <Seven Samurai>, Mifune Toshiro's flailing blades don't evince suffering so much as vexation. I want to represent that hysteria of violence.

- PPP movies generally have clearly stated production costs. That doesn't seem to be the case with <Yacha>.
=Ours are unlimited! (Laughing) Yeah, this really agonizes me. We could cut back on costs by using pre-existing sets in China, but the topography is too different from the borderlands I have in mind, so I don't want to shoot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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