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07년 개봉예정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8편 [2]
2007-01-11
글 : 박혜명
글 : 최하나
글 : 김민경

해적은 죽지 않는다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감독 고어 버빈스키 출연 조니 뎁, 올랜도 블룸, 키라 나이틀리, 제프리 러시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개봉예정 5월25일

잭 스패로우는 부활할 것인가.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은 바다 괴물 크라켄의 뱃속으로 잭 선장을 밀어넣으며 후속편을 향한 기대치를 극대화했다. 시리즈 3편인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이하 <세상의 끝>)은 사라진 줄만 알았던 1편의 악당 바르보사를 등장시키며 깜짝효과를 선사했던 전편의 피날레를 잇는다. 윌과 엘리자베스는 바르보사의 안내를 받아 잭 스패로우를 되살리기 위한 항해를 시작한다. 하지만 데비 존스의 심장을 획득한 동인도 회사는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을 조종하며 해상의 권력을 장악하려 한다. <세상의 끝>의 가장 큰 기대 요소는 뭐니뭐니해도 새로운 악당 ‘사오 펭’으로 등장하는 주윤발이다. 동인도 회사와 손잡고 스패로우 일행을 괴롭힐 그는 지저분한 수염, 시커먼 이빨 등 이른바 “동양의 잭 스패로우”가 될 것이라고. 조니 뎁이 직접 나서서 출연해 달라 러브콜을 보냈던 롤링 스톤스의 키스 리처드도 잭의 아버지로 모습을 드러낸다. ‘세상의 끝’에서 맞닥뜨릴 새로운 괴물들이 대거 출연하고, 전세계 해적들의 회담이 열리는 등 화려한 볼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 바르보사 역의 제프리 러시는 “<벤허>보다 웅장하고 신화적”이라는 수사까지 동원했고,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세상의 끝>을 통해 1편과 2편의 이야기가 하나로 만나며, 관객은 결말 중의 결말을 보게 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적극적으로 4편의 제작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하니, <세상의 끝>이 끝이 아닌 또 다른 항해의 포석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what’s good 제프리 러시의 복귀와 주윤발의 가세. 동양의 잭 스패로우가 기대되네.
what’s bad 시나리오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한 영화치고 좋은 영화가 있었던가?

잠에서 깨어난 브루스 윌리스

<다이 하드: 죽어도 산다> Live Free or Die Hard
감독 렌 와이즈먼 출연 브루스 윌리스, 매기 큐, 저스틴 롱 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개봉예정 6월28일

존 맥클레인이 10여년의 칩거를 끝내고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 1995년 3편을 마지막으로 동면에 들어갔던 <다이 하드> 시리즈가 4번째 이야기 <리브 프리 오어 다이 하드>(이하 <다이 하드4>)로 돌아온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맥클레인을 불러낸 것은 테러리스트 집단의 음모. 익히 반복되어온 설정이지만 스케일만큼은 한층 부풀어 올랐다. 과거 고층빌딩과 공항을 사수한 바 있는 맥클레인의 새로운 구출 대상은 미 대륙 전체. 해커를 앞세운 테러리스트들이 신호등부터 은행 계좌에 이르기까지 모든 네트워크를 마비시키면서 나라 전체를 대혼란으로 몰아간다. 해결의 실마리가 주먹이 아닌 키보드와 마우스에 달린 만큼 그간 부딪히고 깨지며 악당을 처치했던 육탄 영웅으로서 브루스 윌리스의 면모는 변화를 맞을 듯하다. 물론 그를 보좌할 젊은 피의 수혈도 이루어진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의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가 맥클레인의 딸로 등장해 활약을 펼치고, 악역 진영에는 <미션 임파서블3>로 스타덤에 오른 매기 큐가 자리를 잡았다. 시리즈 1편과 3편의 존 맥티어넌이 메가폰을 잡을 것이라던 항간의 예측과 달리 감독의 자리는 <언더월드> 시리즈의 렌 와이즈먼에게 돌아갔다. 와이즈먼은 중학교 때 처음 <다이 하드>를 본 뒤 집으로 달려가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자기 버전의 <다이 하드>를 찍었을 만큼 시리즈의 열렬한 팬. 그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각의 <다이 하드>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관 속에 잠들었던 뱀파이어를 스크린에 소환했던 와이즈먼이 노(老)영웅의 심장에도 마법의 숨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다이 하드4>는 머지않아 그 대답을 들려줄 것이다.

what’s good 활주로에서 네트워크로 무대를 옮긴 맥클레인. 시대 감각에 맞춘 변화는 좋은 징조.
what’s bad 세상을 구하기엔 노쇠한 브루스 윌리스. 싸우느라 힘들어 보이는게 아니라 그냥 기력이 달려 힘들어 보이면 어쩌나.

매끈한 도둑 13인의 복수담

<오션스13> Ocean’s Thirteen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알 파치노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개봉예정 6월15일

조지 클루니와 스티븐 소더버그는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외면받은 <오션스 트웰브>로 시리즈를 끝내는 게 영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소더버그는 “<오션스 트웰브>는 너무 복잡했다”고 아쉬워했고 맷 데이먼은 “<오션스 서틴>의 부제를 ‘<오션스 일레븐>의 진정한 속편’으로 짓고 싶”어 했다. “우리에겐 3편을 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클루니의 선언에 따라 다시 모인 일당들은 ‘(3편은) 일종의 복수극’이라는 힌트 외엔 극히 말을 아끼고 있다. 또 하나 알려진 것은 모두가 궁금해한 13번째 인물은 이번 시리즈의 악역인 카지노 호텔의 경영자 알 파치노라는 것. 적이었던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는 무슨 사연인지 오션의 무리에 합류해 있다. 스팅의 아내로도 유명한 엘렌 바킨이 라이너스(맷 데이먼)를 유혹하는 성숙한 여인으로 등장한다. 줄리아 로버츠와 캐서린 제타 존스는 멤버에서 빠진다.

<오션스 일레븐>의 미덕은 절묘한 심리전이나 트릭보다는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스타일이다. 트레일러를 보면 이번에도 오션 일당은 능란한 변장과 속임수로 관객에게 쾌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촬영의 편의를 위해 화려한 카지노 라운지 세트도 아예 새로 지었다. 이러다 ‘포틴’, ‘피프틴’도 나오는 거 아니냐는 궁금증에 클루니는 “한 십년쯤 뒤에 내가 일자리가 없으면 몰라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새로운 작가를 기용한 <오션스 서틴>의 성패는 13인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얼마나 진보한 매력을 보일지에 달렸다.

what’s good 11+1-2+3? 복잡한 가감 끝에 완성된 13인 라인업의 폼나는 화학작용.
what’s bad 스타와 스타일로도 구제할 수 없는 허무한 내러티브라면? 성공할 확률은 13분의 1 정도.

시궁쥐의 무한도전

<라따뚜이> Ratatouille
감독 브래드 버드 목소리 출연 패튼 오스왈트, 브래드 가렛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개봉예정 7월중순

파리지앵 레미는 섬세한 요리를 사랑하는 요리사 지망생. 그러나 그가 식당에 나타나기만 하면 주방 직원도 손님도 괴성을 지르며 그를 벌레 보듯, 아니 ‘쥐 보듯’ 한다. 시궁쥐 레미의 비애는 여기에 있다. 레미는 좋은 음식과 함께하고 싶지만 쥐에겐 과분한 일이다. 가족들은 ‘주어진 것에 만족하면 행복할 수 있다’며 그의 꿈을 무시한다. 결국 레미는 청소부 소년의 도움으로 주방에 들어갔다가 우연찮게 최고의 수프를 만들어버리고, 곧 레스토랑의 고스트 셰프가 되어 요리를 계속하게 된다. 하지만 질투에 휩싸인 주방장 구스토와 까다로운 요리 평론가들은 레미의 정체를 두고 포위망을 좁혀온다.

<라따뚜이>는 픽사의 여덟 번째 애니메이션으로, <인크레더블>의 브래드 버드가 감독을 맡았다. 트레일러에 공개된 현란한 주방 추격전은 어김없이 픽사의 3D애니메이션의 건재한 기술을 보여준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재현된 생동감있는 바닷속 세계와 <카>의 아찔한 레이스서킷에 이어, 이번에는 쥐의 오물거리는 입 모양이나 결따라 흔들리는 털 묘사, 식칼과 음식이 날아다니는 주방 모습을 재현한 기술들이 시선을 사로잡을 듯.

‘라따투이’(ratatouille)는 프랑스식 잡탕 요리의 일종을 가리킨다. ‘rat’(스튜라는 뜻)과 ‘touille’(휘젓다)의 합성어로, 어원인 rat이 영어의 rat(쥐)를 연상시킨다. 영어로 ‘라따투이’는 ‘여러 가지 이질적인 것이 한데 섞인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과연 레미는 하수구 쓰레기만 먹고사는 쥐의 운명을 뛰어넘어 일급 요리사들과 주방을 누빌 수 있을까?

what’s good 작은 존재가 꿈을 좇는 따뜻한 감동을 메인 디시로, 재치있는 유머와 CG를 사이드 디시로 서브하는 정찬.
what’s bad 아무리 파리지앵이라도 시궁쥐는 시궁쥐. 니모처럼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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