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첫 장면부터 제작년도를 확인하고픈 충동이 일 정도로, 1930년대 할리우드 고전뮤지컬 전성시대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영화는 어렸을 때 보던 '주말의 명화'를 큰 화면으로 다시 보는 듯한 친숙함과 안락함을 제공하며, 너무 과격하지 않은 웃음과 너무 급진적이지 않은 풍자를 풀어놓는다. 100% 망할 뮤지컬을 기획해서, 투자금을 갖고 튀자는 이른바 '먹튀전략'을 구상하던 프로듀서들의 '악의'는 '본의 아니게' 걸작을 만들어낸다. 히틀러를 찬양하는 신나치주의 극본이 게이연출자에 의해 퀴어하게 변주되고, 배우의 사고로 인해 심지어 게이연출자가 직접 무대에 오름으로써, 히틀러에 대한 기기묘묘한 풍자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후 그들이 감옥에 가고 다시 재기하는 이야기의 흐름은 다소 급물살을 타지만, 영화는 끝까지 완만한 템포로 웃겨준다. 완벽하게 재현된 듯한 고전영화의 화면 속에 우마 서먼의 얼굴이 좀 이질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무난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오락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뮤지컬 관람료가 '문턱'인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보는 것이 손해는 아닐 것이다. -황진미/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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