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찌질이들과 함께하는 미국 횡단여행 패키지
2007-01-22
글 : 김은형 (한겨레 esc 팀장)
떠나라, 수상한 아메리카가 기다린다!

미국 횡단여행을 해보지 않고 미국을 안다고 말하지 말라고 한 사람은 없지만 한번쯤 해보고 싶은 매력적인 여행길이다. 또 자동차로, 오토바이로, 때로는 잔디깎이까지 동원해 미대륙을 가로지르는 영화 속 주인공들은 이런 매력을 부추긴다. 돈은 없어도 마음만은 가득한 독자들을 위해 취향 따라 골라서 즐길 수 있는 미국 횡단여행 패키지를 소개한다. 하지만 성급하게 짐은 싸지 마시라. 영화가 끝나면 여행도 끝나니까.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

궁극의 화장실 유머를 실천하는 이색 문화 탐방

준비물: 특수제작 V자 수영복, 파멜라 앤더슨 브로마이드, 일행 중 한명이 식탁에 똥 봉투를 들고 와도 웃는 여유, 언제 어디서나 튈 수 있는 순발력과 주력.

여행 테마: 미국식 유머감각과 식사예절, 음주문화, 애국심, 신앙심 등등을 배워서 익히며 상호 호혜 정신에 입각해 ‘창녀 여동생과 저능아 남동생이 섹스를 한다’는 카자흐스탄식 유머감각을 널리 전파.

일행: 공개할 수 없는 이유로 (말하자면 <베이 와치>를 보고 한눈에 반한 파멜라 앤더슨과 결혼하기 위해) 미국문화 탐방이라는 국가적 임무를 저버리고 LA로 가는 카자흐스탄 TV리포터, 카자흐스탄 유일의 프로듀서, 불곰 한 마리, 닭 한 마리.

주요 일정과 이동수단: 뉴욕을 출발해 워싱턴DC, 미시시피, 텍사스 등을 거쳐 LA까지 대략 일주일. 비행기, 폐차 직전의 아이스크림 트럭, 히치하이킹으로 얻어 타는 캠퍼 등등.

체험 하이라이트: 처음 보는 남자들에게 키스로 인사하며 정신병자로 인정받기, 생방송 중인 기상캐스터에게 다가가 화장실 위치 묻기, 게이 퍼레이드에 참가해 서로의 ‘그곳’을 만지며 친밀감 표시하기, 샌드위치에 독을 탄 (게 틀림없다는 것이 보랏의 주장) 테러리스트(가 확실하다는 게 보랏의 주장) 유대인 노부부 집에서 극적으로 탈출하기, 극우적 분위기의 로데오 경기장에서 미국 국가를 ‘카자흐스탄 넘버원’이라는 가사로 바꿔 부르기(직후 몽둥이 찜질). 광신도들의 집회에서 방언을 따라하며 함께 어울리기, 나체로 숙소 안팎을 뛰어다니기 등등.

교훈: 파멜라 앤더슨과 결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파멜라 앤더슨을 보쌈해가서 결혼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이다. 선진 미국의 문물도 뚜껑 열고 보면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후유증: 웬만한 화장실 유머와 슬랩스틱 코미디에 대한 불감증 유발.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분노와 출연배우들, 촬영장소 주민들의 줄소송. 러시아 상영금지 조치, 파멜라 앤더슨과 키드록의 두 번째 파경.

<비비스와 버트헤드>

텔레비전과 국가 비밀무기를 찾아 떠나는 액션 어드벤처

준비물: TV를 훔쳐서 운반할 수 있는 트럭(TV가 사라져야 출발이 가능). 언제라도 ‘할(do)’ 수 있도록 벗기 쉬운 간편한 복장. 자기 이름도 못 읽는 동반자들을 위한 영어 읽기 능력.

여행 테마: 잃어버린 TV를 찾아 떠나는 시작은 미미했으나 사라진 비밀무기를 찾기 위해 총동원령이 내려진 FBI에게 쫓기다가 결국은 미국 대통령까지 만나게 되는 그 끝은 창대한 모험.

일행: 죽기 전에 한번 ‘해(do)’보는 게 소원인 10대 소년 두명. 많이 ‘따먹는’(score) 게 꿈인 소년들과 자신의 꿈(score: 카지노에서 점수 올리기)이 같다고 생각하는 귀 어두운 할머니와 이따금 합류.

주요 일정과 이동수단: 라스베이거스스, 후버댐, 옐로스톤 공원 등 미대륙 횡단여행 패키지의 주요 관광사이트를 거쳐 워싱턴DC 백악관까지 대략 3, 4일. 비행기, 대륙 횡단 관광버스, 수녀원 버스, 자동차 트렁크 등.

체험 하이라이트: TV를 보기 위해 들어간 모텔방에서 교장 선생님의 마조히즘적 성적 취향 발견하기,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고대 이집트 여성 동상의 가슴을 두 시간 동안 쳐다보기. 그 가슴을 만지기 위해 동상에 올라가다 미끄러지기, 후버댐 관리실에서 똑같은 화면만 나오는 TV(댐 경비 모니터)의 채널을 돌리기 위해 이것저것 누르다가 미국 전역에 걸쳐 정전 사태 불러오기,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서 뛰어내리다가 490중 추돌사고 일으키기, 대통령에게 표창받으며 그가 누군지 못 알아보기 등등.

교훈: 말은 새겨서 듣자. ‘처치하라’(do)는 말을 ‘섹스하라’(do)는 말로 오해하지 말 것. 어른들의 말은 더욱 새겨서 듣자. 한번 ‘하게’ 해주겠다는 말을 순진하게 믿었다가는 지명수배범이 되기 십상이다.

후유증: 90분 동안 감상한 대륙횡단의 주요 코스들이 모두 엉성하게 그려진 그림이라는 사실에 문득 밀려오는 허탈감. 걷다 보면 어느새 티셔츠 목을 머리까지 올리고 ‘똥구멍’(bung hole)이라는 낱말을 반복해 중얼거리는 자신을 발견.

<노브레인 레이스>

200만달러의 상금에 목숨걸고 달리는 무한도전

준비물: 라스베이거스에서 뉴멕시코까지 모든 경로가 표시돼 있는 지도, 개인 비행기나 헬리콥터, 공돈이라면 부모와 인연도 끊고 형제도 기꺼이 내다팔 수 있는 헝그리 정신.

여행 테마: 라스베이거스스 카지노 재벌과 전세계 도박광들이 판돈으로 내놓은 200만달러를 숨겨놓은 뉴멕시코 시골 간이역 보관함에 가장 먼저 도착해 여는 사람이 다 먹는 게임.

일행: 20년 만에 처음 만난 모녀, 부정판결로 쫓겨난 농구심판, ‘덤 앤 더머’ 형제, 젊은 변호사, 휴가차 라스베이거스에 온 4인 가족, 말하다가 갑자기 잠에 빠지는 체질의 이탈리아인 등 6개 경쟁팀 가운데 한팀을 자유 선택. 돈보다 모험을 원한다면 ‘덤 앤 더머’ 형제와 4인 가족 강추.

주요 일정과 이동수단: 라스베이거스에서 뉴멕시코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가장 먼저 도착해야 함. 팀에 따라 헬기에서 승용차, 기차, 관광버스, 속도 실험용 로켓 등 다양한 이동수단 중 택일.

체험 하이라이트: 노점상에게 다람쥐를 안 샀다가 낭떠러지에 추락하기, 소와 함께 열기구에 매달려 하늘 날기, 바람난 애인 때문에 눈 뒤집힌 헬리 조종사 옆에서 목숨 건 비행묘기 즐기기, 피어싱한 혀가 곪은 사람의 언어 배우기(‘안녕하세요?’->‘아바바바’ ‘미인이시군요’->‘어버버버’), 바비인형 박물관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네오나치 소굴인 ‘바비 박물관’에서 나치들의 음침한 연설로 시간 지체하다 소장품인 히틀러의 차로 도망치기, 그 차로 2차대전 참전용사집회에 쳐들어가기 등등. 단 체험이 많아질수록 200만달러는 점점 멀어진다.

교훈: 남의 돈 날로 먹는 건 땅 파서 돈 찾아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너만 열심히 일하면(달리면) 성공할(돈 딸) 수 있다’는 신념은 부자들의 즐거움과 배를 채워주는 데 일조하는 환상일 뿐이라는 신자유주의 질서의 냉혹한 진실.

후유증: 습관적으로 로또복권 가게 앞에서 줄을 선다. 밥 먹고 전화를 받는 따위의 사소한 일상적 행동들에 내기를 걸게 된다(출근한 뒤 누구에게 가장 먼저 전화가 올까, 밥 빨리 먹기 시합 등등).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밴드와 함께 떠나는 아메리카 횡단 공연 투어

준비물: 앞으로 20cm 가량 수직 돌출시킨 헤어스타일, 여행하는 동안 그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한 헤어스프레이 100통, 헤어스타일과 유사하게 앞코가 뾰족한 검은 가죽구두, 약간의 악기 연주 실력.

여행 테마: 음악과 함께 떠나는 미국 횡단여행.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을 목표로 그 시작은 창대했으나 멕시코 시골 결혼식 피로연 연주로 마무리하는 끝은 미미한 투어공연.

일행: 9명의 핀란드 폴카 밴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그 중 베이스 주자는 연습 도중 얼어 관에 실어 이동. 카우보이들의 악덕 매니저, 카우보이가 되기를 꿈꾸지만 머리카락이 없어 비루하게 쫓아다니는 얼뜨기.

주요 일정과 이동수단: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과 양키 스타디움 공연 직전 취소, 멤피스, 뉴올리언스, 텍사스 등의 클럽을 거쳐 멕시코의 결혼식에서 투어 마지막 공연까지 약 한달. 천장에는 관을 매달고 트렁크에까지 좌석을 설치한 낡은 세단 이용.

체험 하이라이트: 핀란드와 미국 공연 프로모터한테 ‘완전 무시’당하기, 클럽 공연 중 관객한테 ‘완전 무시’당하기, 공연 뒤 클럽 문 닫게 하기, 혼자 맥주를 계속 마시는 매니저가 밴드 멤버들에게 밥 먹으라고 던져준 양파 자루에서 생양파 꺼내 씹어 먹기, 쭈그리고 앉아 걸으면서 난쟁이 흉내내며 구걸하기, 여행 기간 내내 일행끼리 거의 대화하지 않는 일종의 침묵 수련 여행, 중고차 판매상으로 출연하는 짐 자무시 감독 만나서 악수하고 사인받기, 폴카에서 컨트리, 하드록까지 멋지게 연주하는 카우보이들의 ‘판타스틱’한 음악세계 즐기기.

교훈: 꿈이 허황될수록 결과는 쓸쓸하다. 가수는 역시 매니저를 잘 만나야 성공한다. 폴카 스타일로 듣는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도 듣고 보면 꽤나 그럴싸하다. 후유증: 조용필에서 동방신기까지 모든 노래가 폴카 리듬으로 리메이크돼서 들린다. 코미디언 김무스에게 존경심이 생긴다. 이 영화를 기준 삼아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다른 영화를 찾아보다가 상처입는다(안 웃기거든).

<트랜스아메리카>

아빠 찾아 삼만리, 찾고 보니 엄마인가

준비물: 트랜스젠더를 신기한 눈초리로 쳐다보지 않는 쿨한 태도, 마약 팔고 몸 파는 10대에게 설교를 늘어놓지 않을 수는 있는 관용의 자세, 가족의 비밀을 발설하지 않을 수 있는 무거운 입.

여행 테마: 가족을 버리고 떠나 트랜스젠더가 된 아버지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고 방황하는 10대 아들이 떠나는 가족여행. 하지만 그 아들은 아버지가 아버지인지 전혀 모른다는 거~.

일행: 여성이 되기 위한 수술을 일주일 앞둔 상태에서 존재조차 몰랐던 아들을 건사해야 하는 상황이 된 아버지, 근사한 아빠를 만나 부자 상봉을 꿈꾸는 10대 아들. 사기꾼 히피의 잠깐 합류.

주요 일정과 이동수단: 뉴욕 구치소에서 출발, 아들의 새아빠가 사는 켄터키가 본래 목표지였으나 방향을 선회, 피닉스 등을 거쳐 LA 도착. 아들의 사기꾼 친구가 판 구닥다리 소형차와 도보, 택시 등 이용.

체험 하이라이트: ‘아메리칸 청춘’의 냄새(고랑내~)와 물이 내려가지 않는 공동화장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뉴욕 슬럼가의 하드코어 아파트 구경, 치마를 들추고 앉아서 ‘누다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자 일어서서 ‘누는’ 일을 끝내는 아빠의 독특한 배변습관 훔쳐보기, 수시로 터지는 부자간의 말다툼 무시하기, 길에서 만난 히피와 물 맑은 호수에서 즐기는 물놀이, 물놀이 도중 차를 훔쳐 달아난 히피에게 가운뎃손가락 내밀기, 생전 처음 가본 부유한 할아버지 집에서 즐기는 달콤한 휴식과 어색한 가족의 대화에 동참하기, LA 미소년 포르노 촬영현장 탐방 등등.

교훈: 나를 낳아준 부모는 부자에다 멋진 사람들일 것이라는 어릴 적 환상에서 빨리 깰수록 좋다. 가슴 달린 아빠면 어떠랴, 가족은 좋은 것! 포르노 배우로 사는 것은 생각보다 피곤한 일이다.

후유증: 진짜 부모는 별볼일없더라도 진짜 할아버지는 부자에 좋은 사람일 거라는 새로운 환상이 생긴다. 권위적인 우리 아빠도 성전환 수술을 받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게 된다.

<이지 라이더>

60년대 아메리카의 문화와 젊음을 오토바이로 달린다

준비물: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아니면 스쿠터라도, 70년대 미국 남부 사회의 편견과 증오심을 버텨낼 수 있는 강심장, 가족과 친구들에게 남기는 유서, 출발 전 재산 정리.

여행 테마: 시대의 주류적 공기에서 일탈한 히피 스타일 젊은이들이 찾아 떠나는 ‘궁극의’ 자유. 또는 자유를 가둬놓는 새장 흔들기.

일행: 마약 판매로 여행 경비를 준비한 두 남자. 금발의 섬세한 꽃미남형인 캡틴 아메리카와 껄떡남에 호색한이며 무모한 성격의 빌리. 답답한 현실에 염증을 느끼는 알코올중독자 변호사가 잠시 합류.

주요 일정과 이동수단: 서부에서 출발, 히피 공동체 마을 거쳐 뉴올리언스 경유, 궁극의 자유를 맛볼 수 있는 카니발이 펼쳐진다는 이상향인 마디그라까지 대략 한달. 폼나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로 완주.

체험 하이라이트: 불량한 행색으로 모텔에서 거부당한 뒤 매일밤 숲속 야영. 히피 마을에서 히피들의 공연 보기, 막간 휴식 즐기고 모래밭에 씨 뿌리고 풍년 기원 기도. 뉴올리언스의 마을 축제 퍼레이드에 자발적 참가와 이로 말미암은 구치소 구금, 남부 토착민들의 악의 어린 저주와 농담 세례와 살의 넘치는 매타작, 마디그라에 도착한 뒤 아름다운 여인들과 함께 경험하는 무아지경. 마리화나 흡입(옵션이 아니라 기본 프로그램임). 남부 사람들의 거칠 것 없는 총격. 알코올중독 변호사로 분한 젊은 잭 니콜슨과 함께 술 마시기.

교훈: 히피건 마디그라건 꿈속의 이상향은 세상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만이 인간의 선악을 판단한다’(마디그라 아가씨 집에 붙어 있는 문구). 불량한 행색으로 60년대 미국 남부를 돌아다니는 건 분쟁지역 한복판을 산책하는 것보다 안전하지 않다.

후유증: 미국여행이 문득 두려워진다. 미국여행을 할 때면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조차 두려워진다. 삶이 문득 허무해진다. 이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 삶을 마감한다.

<천국보다 낯선>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길게, 초저가 패키지

준비물: 1년 동안 아무것도 안 사 먹고 사 입을 수 있도록 꾹꾹 눌러싼 여행가방. 심심할 때 읽을 잡지와 책들, 동거인한테 구박받지 않을 만큼 구사할 수 있는 영어 실력. 특히 속어에 강하면 편함.

여행 테마: 이름도 정체성도 미국인으로 바꿔서 미국인 친구마저 속일 수 있는 정도의 미국화 교육. 일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도박 실력의 신장.

일행: 친지들이 헝가리어로 말하면 짜증을 낼 만큼 미국식 삶에 철두철미한 헝가리인 벨로(미안~ 윌리), 윌리와 함께 빈둥거리는 미국인 친구 에디, 갓 미국에 도착한 윌리의 사촌 에바.

주요 일정과 이동수단: 뉴욕 도착, 빈민가에 위치한 윌리의 손바닥만한 방에서 약 1년간 체류한 뒤 윌리, 에디와 클리블랜드 고모집에 얹혀사는 에바 방문, 함께 플로리다를 여행한 뒤 뿔뿔이 흩어짐.

체험 하이라이트: 윌리의 방에서 TV 보기, 낮잠 자기, 텔레비전 보기, 냉동식품 먹기, TV 보기. 가끔씩 윌리의 허락없이 집 주변 게토지역을 목숨걸고 산책하기, 윌리와 에디의 아슬아슬 사기도박 관람, 윌리한테 진정한 미국인이 되기 위한 미국 속어 강의 듣기. 그러나 진짜 미국인에게 먹힐지는 미지수. 클리블랜드 도착 뒤 상당기간 고모와 함께 TV 시청. 에바와 눈보라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호숫가 놀러가기, 플로리다에 도착해서 아무도 없는 바닷가 산책. 함께 있으면서 저마다 따로 놀기.

교훈: 어딜 가도 다 똑같다(에디의 명언). 아름다운 클리블랜드 호숫가도 꿈속의 마이애미 해변도 천국보다 낯설기는 매한가지. 길 엇갈린 사람을 만나려면 괜히 싸돌아다니지 말고 처음 있던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기다리는 게 상책.

후유증: 만사 귀찮아진다. ‘인생 뭐 있어’라는 인생관이 점점 더 확고해진다. 짐 싸기 귀찮아서 몇년동안 계획했던 여행마저 포기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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