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밍량 감독의 <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가 감독의 조국 말레이시아에서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다. 말레이지아의 국립심의위원회는 상영 금지의 대표적인 이유로 영화속에서 말레이시아의 거리의 폭력, 오염, 가난을 그려냈고, 이로 인해 말레이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는 말레이시아에서 노상 강도를 당하고 폭행 당한 대만인을 이주 노동자가 구해주면서 시작되는 영화다. 국립심의위원회는 말레이시아인을 이주 노동자에게 폭력을 가하는 냉혈한으로 묘사한 점을 이 영화의 상영을 금지한 또 다른 이유로 꼽았다.
차이밍량 감독은 타이페이의 <더 스타 뉴스페이퍼>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말레이시아 사람이며, 이런 예민한 반응과 이에 수반되는 국가적인 규칙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인간 관계와 기댈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는 인간의 욕구를 주제로 한다."고 해명했다.
지난 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는 상영 후 관객의 기립박수를 받았을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영화다. 이 영화로 받은 영광을 스탭들과 말레이시아인들과 나누고 싶다고 한 영화의 제작자 레오나르도 티와 영화의 지지단체는 지난 2월1일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상영불가 판정을 받은 후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말레이시아에서 상영금지 판정을 받은 영화는 <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가 처음은 아니다. 2007년 제작된 다큐멘터리 <시골 사람 라디오 쇼>가 이보다 앞서 상영이 금지 된 바 있다. <시골 사람 라디오 쇼>를 연출한 아미르 무하마드 감독은 심의위원회로부터 편파적이고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영화로 낙인찍혀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는 3월23일 대만, 3월 말 일본, 4월 싱가포르와 미국에서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