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스팟] 이건 내가 겪은 소외와 단절의 기록이다
2007-04-23
글 : 장미
<방황의 날들>로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독립영화제에서 대상 수상한 김소영 감독

좋은 소식이다. 김소영 감독의 <방황의 날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장편 데뷔작 <방황의 날들>은 이혼한 어머니와 단둘이 미국 생활을 꾸려나가는 한국계 소녀 에이미가 낯선 환경에서 느끼는 불안과 슬픔, 혼란, 외로움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 극중 에이미를 연기한 배우 김지선 역시 같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베를린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에 이어 이번 상까지 수상했으니 그 기쁨이 적지 않을 터. 김소영 감독에게 현재 심경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방황의 날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내 영화가 이처럼 훌륭한 영화제에 초대받게 돼 영광이다. 이런 상을 수상해 굉장히 놀랐다. 세상에는 훌륭한 영화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수상에 너무 마음을 두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극중 에이미를 연기한 김지선 또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수상 발표 이후 전화 통화라도 했는지.
=영화제에 참석한 친구에게 어젯밤 늦게 이 소식을 전해들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전화 통화를 하지는 않았다. 재미있게도 그 영화제에선 우리에게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지선이 이 뉴스를 듣고 기뻐하고 있을 거라 확신한다.

-부산에서 태어나 12살 때 미국 LA로 이주했다. 자신의 경험담이 많이 투영된 영화인 듯한데.
=많은 청소년들이 소외와 단절을 경험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미국으로의 이주는 청소년이 된다는 것에 또 다른 걱정을 더했다. 나는 <방황의 날들>에 이 같은 느낌을 기록하기를 원했다. 그것이 이 영화를 만들 때의 주된 목표였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내 영화를 보고 ‘나도 저렇게 느꼈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고 말한다면 이 영화는 성공한 것이다.

-차기작으로 2005년 PPP 프로젝트였던 <나무 없는 산>을 진행 중이다.
=시나리오는 완성됐다. 이 영화는 올해 5월 칸영화제 라틀리에 프로그램에 초청받았다. 국제적인 공동제작자를 찾는 기회가 될 거라는 생각에 매우 흥분된다.

-<나무 없는 산>은 부산에서 촬영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부산은 내 고향이다. <방황의 날들>과 <나무 없는 산>은 내 삶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 <나무 없는 산>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아니지만 이를 통해 내가 느끼고 경험한 몇 가지 느낌과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촬영은 언제 시작할 생각인가.
=가을이나 겨울에 찍고 싶지만 모든 것은 영화 자금의 조달에 달려 있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무 없는 산>은 어떤 영화인가.
=두 자매에 대한 이야기다. 4살과 6살인 그들은 여름 동안 숙모의 집에 맡겨진다. 이 영화는 자매의 어머니가 실종된 아버지를 찾는 동안 그들이 경험하는 모험과 여행을 뒤따를 예정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