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격전이다. 지난 7월25일 개봉한 <화려한 휴가>에 이어 8월1일에는 <디 워>가 개봉하면서 CJ와 쇼박스, 한국 영화계 두 공룡의 전쟁이 시작됐다. 두 영화는 12세 관람가, 약 540개에 달하는 스크린, 심지어 홍보까지 같은 홍보대행사가 맡은 터라 체급 면에서도 비등한 수준이다. 전쟁의 양상은 일단 기록행진으로 나타났다. <화려한 휴가>가 개봉 첫주 약 50%가 넘는 예매율로 2007년 한국영화 최고 예매점유율을 기록하자, <디 워>는 약 60% 이상의 예매율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개봉 첫날 41만7298명(배급사집계)을 동원한 <디 워>는 2007년 한국영화 개봉작 중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를 올렸으며, 개봉 이후 평균 일일 관객 수 23만명을 유지한 <화려한 휴가>는 개봉 일주일 만에 전국 관객 214만 8천명을 넘어서면서 한국영화 사상 최단 기단에 전국 200만명이 넘은 영화로 기록됐다.
하지만 현재 CJ와 쇼박스 양쪽은 이런 상황에 대해 심각한 경쟁으로는 보지 말아달라는 입장이다. 쇼박스의 김태성 홍보부장은 “2편의 대작이 함께 붙으면 일단 흥행몰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고, CJ의 이상무 홍보부장은 “<디 워>의 개봉으로 <화려한 휴가> 스코어가 1만명 정도 줄었지만, <디 워>가 새로운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인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려한 휴가>보다는 <디 워>가 아동 관객에게는 더 크게 어필할 것”이라는 쇼박스나 “20대 이상의 관객층에서 <화려한 휴가>에 대한 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CJ나 이번 경쟁에 어느 정도의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건 사실인 듯 보인다.
한편,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1천개 이상의 스크린을 점유하면서 이번주에 개봉하는 <리턴>과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는 다소 난감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리턴>을 제작한 아름다운 영화사의 강성규 대표는 “300개 정도의 스크린은 무난히 갈 것 같지만 아무래도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고,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를 배급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최건용 상무는 “시장을 키우는 영향은 있겠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어 있는 탓에 이익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영화의 승패가 어떻게 엇갈릴지만큼이나 한국 영화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도 영화계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