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감독 스콧 힉스 인터뷰
-리메이크인 이 작품을 택한 이유는.
=우선 캐서린이 참여한다고 해서다. 직접 만나서 대화해보니 더없이 좋은 기회인 것 같았다. 원래 배우와 작업하는 과정을 좋아하는데, 캐서린이 무척 섬세하고, 타이밍이 좋았다. 마치 안무된 작품을 보는 듯했다. 또 다른 이유는 스크립보다도 오리지널 작품 때문이다. 아름다운 영화지만 미국에서는 소수 관객에게만 알려졌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실제 포도농장을 가지고 있다던데.
=부인(프로듀서 케리 헤이슨)과 함께 운영한 지 8년 정도 됐다. 호주 남부지역에 포도농장(http://www.yaccapaddock.com/)이 있는데, 이 작품을 택한 이유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 분야에 대한 이해가 있고, 친구 중에는 유명한 요리사도 있으니까, 이를테면 시너지 효과를 얻은 셈이다. 영화에도 레스토랑 테이블 위에서 내 포도주를 볼 수 있다. (웃음)
-케이블 채널 <푸드 네트워크>가 나오기 전인 10여년 전만 해도 요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그리 크지 않았다.
=맞다. 지금 보면 요리사들이 유명 인사지 않나. 특히 미국에서는 기본적인 재료부터 직접 준비해 요리하는 사람이 없지 않나. 하지만 요리 과정을 보는 걸 무척 좋아하더라. 단순히 마늘을 으깨는 것을 보고도 소리를 지른다. 마치 음악가가 악기를 연주하는 것처럼. 음식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극중에서도 주인공 케이트와 닉의 관계가 음식과 함께 은유돼 표현된다. 음식이란 것이 참 흥미롭다.
요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캐서린 제타 존스, 아론 에크하트 인터뷰
지난 4월 할리우드의 조그만 스튜디오 라운지에서 이뤄진 캐서린 제타 존스와 아론 에크하트의 인터뷰와 7월 영화 시사 뒤 뉴욕에서 이뤄진 캐서린 제타 존스의 인터뷰를 함께 싣는다.
-요리를 할 줄 아나.
=캐서린 제타 존스: 요리책만 많았지 아이들에게 간단한 음식을 해주는 정도다. 레스토랑에서 먹을 때도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스콧(감독)이 촬영 전 뉴욕에 있는 일종의 요리사 ‘붓캠프’(boot camp)에 보내줬는데, 그곳에서 음식이 준비되고, 만들어지는 과정에 반해버렸다. 마치 시어터 같았다. 모두가 단아하게 맡은 일을 해내고 있는데, 거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서 있으니, 처음엔 당황되더라. 하지만 천천히 시작했고, 끝날 때쯤에는 부엌이 무척 편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이제는 아이들 음식 만들 때 약간 모험을 하게 됐다.
=아론 에크하트: 외식을 주로 한다.
-요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준비는 어떻게 했나.
=아론 에크하트: 전문 요리사에게 같이 배웠다. 파스타를 만드는 방법 외에도 주방에서 나는 소리, 냄새, 각종 재료를 대하는 자세에서 테이블 세팅하는 방법까지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케이트와 비슷한 점이 있나.
=캐서린 제타 존스: 계획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비슷하다. 아이들을 촬영장에 데려갈 수 없으니까 남편과 늘 계획을 짜서 스케줄 관리를 한다. 뉴욕에도 집이 있어서, 이 작품을 촬영할 때는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케이트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들과 친근하다는 거다. 내 아이들이 있어서도 그렇지만 원래 아이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애비(애비게일 브레슬린)에게 “바닥에 있는 전선 조심해라” 하며 엄마처럼 챙겨줬다. 그래서 아이 앞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약간은 힘들었다. 우는 연기를 하면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거든.
-늘 바쁜 스케줄에 둘러싸여 있을 것 같다. 어떤가.
=캐서린 제타 존스: 하루하루 내게는 여러 가지 다른 얼굴을 가진 삶이 있다. 아이들의 엄마로서 아이들 밥 먹이고, 학교 보내고, 그때부터 운동하러 가고, 시나리오 읽고, 처리해야 할 일 끝내고, 레슨받고 그러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온다. 그러면 같이 저녁 먹고 시간 보내고 그러다보면 하루가 지나간다.
-케이트는 당신이 맡았던 다른 역과 비교해 어떤 의미를 가지나.
=캐서린 제타 존스: 이제까지 내가 맡은 역에서는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의식해야 했는데, 케이트는 외적인 아름다움이 그녀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세계에 갇혀 살지만, 자신의 세계를 하나하나 자신의 손으로 컨트롤할 때만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완벽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가 그녀와 정확히 반대선상에 서 있는 사람을 어떻게, 왜 사랑하게 되나를 연기하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