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은 '양해훈 감독의 해'다. 첫 장편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는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CGV장편개봉지원상과 관객평론가상을 수상했고, 단편 <친애하는 로제타>는 칸 영화제에 진출했으며, 직접 쓴 시나리오 <도깨비>는 아시아영화펀드의 장편독립영화 개발비 지원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해훈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낙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10월25일 전국 개봉하는 <저수지…>에 대한 부담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는 은둔형 외톨이와 왕따, 인터넷 범죄 등 일상적이기에 지나치기 쉬운 문제들을 날렵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어제 저녁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알아본 관객의 반응은 어땠을까. 쑥스러운 미소를 띠며 말을 아끼는 감독을 보니 이제까지의 긍정적 반응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인터뷰 일정이 빡빡해 영화를 못 보고 있다는 양 감독은 보고 싶은 영화 목록을 한가득 적은 영화제 카탈로그를 보여주었다. 알고 보니 그는 소싯적 'B자 비디오'를 구하려고 부산을 누볐던 영화광. 양해훈표 '영화적 상상력'의 근원을 알 수 있는 대답이다. 차기작 <도깨비>는 사채업자인 여자와 도깨비인 남자의 처절한 러브스토리란다. '뿔 난' 그 도깨비 맞냐고? 맞다. 그의 다음 영화가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