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내년 5월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열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해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여섯 번째 기증품은 노인택 미술감독이 기증한 <대괴수 용가리> 스틸 자료입니다.
“미카미라는 특수미술 감독이 와가지고 축적법에 대한 거를 아르켜줬다고. 그러면서, 서울시 그러면 ‘시청을 기본으로 삼아라’ 이거야. 서울시청의 실질적 높이를 재서 카메라로 찍어라. 그걸 전지에다 그려라. 그리고 1/20로 전지로만 뽑으면 그거 비례로 다 하면 되니까. 그리고 렌즈의 각도에 따라서 크기가 크거나 작게 보일 수 있으니까 그게 중요하다 이거야. 이거를 최초로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뭘 알어? 그걸 다시 써 먹어야 하잖아, 그게 어려웠다고” 1967년 김기덕 감독이 연출을 맡고 극동흥업이 제작한 <대괴수 용가리>는 빈약한 한국 괴수영화 계보에서 출발점에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화면 합성 같은 기초적인 기술도 없었던 시절,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특수효과 장면들은 일본에서 초청한 야기 프로덕션 기술진의 도움을 받은 것이었다.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의 미술을 맡았던 노인택 미술감독은 그들로부터 미니어처 세팅 기술을 전수받아 판문점 근처에 출몰한 괴수가 서울 시내를 활보하는 등의 명장면을 만들었다. “특수촬영 세트는 화양리 삼성스튜디어에서 했어. 미니어처 세트나 그런 거는 다 거기서 했다고, 한강다리, 시청, 중앙청 다 거기서, 용가리 크기와 건물 크기 비율을 맞춰서 미니어처를 짓는 거지. 한쪽이 중앙청 앞이면 한쪽에는 한강다리 찍고. 촬영기간이 6개월이라고 나오는데 그 이상 걸렸을 거야. 그 미니어처 세트 제작기간이 오래 걸리니까.” 당시 세트는커녕 필름조차 소실된 현실에서 노인택 미술감독이 기증한 세트 촬영 스틸과 스케치 등 관련 자료들은 당시 현장의 모습과 상황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