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X세대 스타에서 중견배우로, 에단 호크의 뜨거운 순간들
2007-12-25
글 : 김혜리
<죽은 시인의 사회>
<가타카>
<위대한 유산>
<테이프>

자타공인하는 에단 호크의 ‘내 인생의 영화’는 <비포 선라이즈>와 <비포 선셋>. <트레이닝 데이>는 그를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배우 에단 호크의 정수는 여러 영화에 흩뿌려져 있다.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기대작으로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근작 <악마가 알기도 전에 넌 죽었다>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1989)

대다수 관객이 최초로 접한 배우 에단 호크의 얼굴은, 풍부한 감수성을 가졌으나 그것을 날숨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여리고 내성적인 소년 토드 앤더슨이었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이 영화의 성공은, 촬영을 마친 뒤 배우 생활을 접고 영문과 대학생으로 돌아가려 했던 에단 호크의 계획을 뒤틀어놓았다. 거절하면 바보처럼 느껴지는 좋은 기회들이 쏟아졌다고, 호크는 회고한다. 당시 에단 호크와 로버트 숀 레너드가 식사를 하러 간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이 모두 테이블에 올라가 “마이 캡틴”을 외쳤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가타카>(1997)

독창적 SF로 호평받은 이 영화의 무대는 유전자 조작으로 신생아의 질병과 열등한 속성을 사전에 제거하는 미래. 에단 호크는 자연 잉태되어 근시를 비롯한 약점을 잔뜩 가진 남자 빈센트로 분했다. 신인이었던 주드 로가 그에게 신분을 빌려주는 최상급 유전자의 소유자로 나왔는데, 두 배우의 미묘한 이미지 차이가 흥미롭다. 에단 호크가 미남 스타로 분류되면서도 ‘안티 (톰) 크루즈’로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는 영화. 아내가 된 우마 서먼을 만난 영화이기도 하다.

<위대한 유산>(1998)

소년은 눈을 뜬 채 첫 키스를 경험한다. 그리고 그 느낌을 기억했다가 집에 돌아와 그림을 그린다. <위대한 유산>의 핀은 <비포 선라이즈>의 제시와 함께, 에단 호크가 로맨스영화에서 발휘하는 매력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과 글로, 그림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한다. 여자들은 그와 한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왠지 그 사실을 한동안 비밀로 삼고 싶어진다.

<테이프>(2001)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디지털영화 <테이프>에서 에단 호크는 테스토스테론을 분출하며 전례없는 면모를 선보인다. 그가 분한 마약 딜러 빈스는 폭력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건달처럼 보이지만 복잡한 계획을 품은 인물. 좁은 모텔 방에서 공간을 점유하며 액션과 말로 상대를 압박해 들어가는 연기가 정교하다. 로버트 숀 레너드와 우마 서먼이 공연한 삼인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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