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아메리칸 갱스터>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몇개의 키워드
2007-12-27
글 : 최하나

니키 반즈(Nicky Barnes)

<아메리칸 갱스터>에서 프랭크 루카스에게 마약을 희석시켜 판매했다는 이유로 호통을 듣는 남자, 쿠바 구딩 주니어가 연기한 니키 반즈는 1970년대 프랭크 루카스, 가이 피셔와 함께 뉴욕을 주름잡는 3대 헤로인 딜러 중 한명이었다. 유통량의 상당 부분을 프랭크 루카스에게서 사들였지만, 화려한 외모와 대중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성품으로 <뉴욕 타임스>에 “미스터 언터처블”로 소개되며 널리 알려졌다. <아메리칸 갱스터>의 시발점이 되었던 기사를 작성한 <뉴욕 매거진>의 기자 마크 제이콥슨은 2007년, 30년 만에 프랭크 루카스와 니키 반즈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왕년의 경쟁자, 적대자이자 친구였던 두 남자의 흥미로운 대화는 2007년 11월 <뉴욕 매거진>을 통해 소개됐다.

슈퍼플라이(Superfly)

“니키 반즈처럼 되고 싶어? 슈퍼플라이가 되고 싶은 거야?” 요란한 의상을 갖춰 입은 동생을 힐난하며 프랭크 루카스가 던지는 말. <슈퍼플라이>는 할렘의 헤로인 딜러를 그린 1972년작 블랙스플로이테이션영화로, 개봉 당시 주인공처럼 차를 개조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을 만큼 큰 히트를 쳤다. <슈퍼플라이>를 제작했던 시그 쇼어가 1990년 메가폰을 잡아 후속편인 <할렘가의 대부>(The Return of Superfly)를 연출하기도. 후속편의 원제인 “The Return of Superfly”는 <아메리칸 갱스터>의 원작 격인 <뉴욕 매거진>의 기사 제목이자, <아메리칸 갱스터>의 가제 중 하나이다.

무하마드 알리 vs 조 프레이저

리치 로버츠가 처음으로 프랭크 루카스의 존재를 포착하는 것은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의 전설적인 매치를 통해서다. 1971년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헤비급 챔피언 매치는 베트남전 참전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선수자격과 챔피언 자격을 박탈당한 알리가 3년 반 만에 무죄선고를 받은 뒤,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조 프레이저에게 던진 도전장이었다. <아메리칸 갱스터>에는 경기장에 들어서는 프랭크 루카스가 또 한명의 전설적인 복서 조 루이스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두 사람은 실제로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프랭크 루카스는 조 루이스를 경제적으로 지원했고, 조 루이스는 프랭크 루카스의 재판 당시 증언대에 올라 그를 “아름다운 사람”(beautiful man)이라고 옹호하기도.

프렌치 커넥션

영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프렌치 커넥션은 1960~70년대 터키에서 생산된 대량의 헤로인을 프랑스를 거쳐 미국으로 밀수했던 루트를 일컫는다. 프랑스 코르시카의 마피아들에 의해 주도되었던 프렌치 커넥션은 매년 2천여kg의 헤로인을 미국에 들여왔을 정도로 대규모의 마약 밀매였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직접 터키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윌리엄 프리드킨이 연출한 1972년작 <프렌치 커넥션>은 에디 이건이라는 형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오스카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을 휩쓴 걸작. 리들리 스콧은 <아메리칸 갱스터>를 연출하기 위해 “<프렌치 커넥션>을 공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메리칸 갱스터>의 도입 부분, 에디 이건이 몰수한 프렌치 커넥션의 마약은 부패한 경찰들에 의해 희석되어 마피아 조직에 되팔리는 것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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