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감독 맷 리브스가 말하는 <클로버필드>의 재미
2008-01-22
글 : 김도훈
“엄청난 괴물과 거대한 파괴장면을 보게 될 거다”

감독 맷 리브스는 낯선 이름이다. 그는 데이비드 슈위머 주연의 코미디 <졸업>(The Pallbearer, 1996)으로 장편 데뷔했으나 이후에는 오랜 친구 J. J. 에이브럼스와 TV계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최근 외신에 실린 인터뷰들을 모았다.

맷 리브스 감독

-왜 제목이 <클로버필드>인가.
=시작부터 제목은 <클로버필드>였다. 시놉시스를 처음으로 읽었을 때도 <클로버필드>였다. 첫 시나리오가 나왔을 때도 <클로버필드>였다. 그 제목은 정부와 군대가 영화에서 벌어지는 해당 사건을 일컫는 이름이라고 설정된 것이었다. 우리가 계속해서 제목을 바꾸었던 이유는 정보 유출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트레일러가 공개됐을 때도 한창 촬영 중이었는데 사람들에게 발각될까봐 <클로버필드>를 더이상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슬루쇼!> 같은 가짜 제목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비밀 입소문 마케팅을 실행한 목표는 뭔가.
=요즘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 사람들은 영화가 나오기 전에 이미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이 아이였을 때를 기억해보라. 극장에 가서 트레일러를 보고, “와 저게 대체 뭐야!”라며 놀랐던 기억 말이다. 우리는 그런 ‘발견의 감흥’을 되살리고 싶었다.

-J. J. 에이브럼스가 당신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나도 반문했다. 특수효과가 엄청나게 나오는 괴물영화인데 왜 날 선택한 걸까. 하지만 에이브럼스는 내가 캐릭터가 중심이 된 리얼리즘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내가 영화의 분위기와 캐릭터를 이용해서 어떤 걸 만들어낼지가 궁금하다고 했다. 물론 흥분되는 제의였다. 터무니없이 거대한 아이디어를 사실주의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것 말이다.

-영화의 영감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J. J. 에이브럼스에게 영감의 출발은 존 카펜터의 <뉴욕탈출>의 포스터였다. 자유의 여신상 머리가 빌딩 사이에 뒹굴고 있는 이미지 말이다. 정작 영화 <뉴욕탈출>에는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지만 어쨌거나 그건 아주 도발적인 이미지였다.

-영화는 9·11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다.
=오리지널 일본 <고지라>는 핵폭탄의 공포에 대한 은유였다. <클로버필드>도 우리 시대의 근심과 공포를 이야기하는 영화다. 게다가 그것은 우리가 현대의 삶을 사는 방식을 보여준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기록하고, 그것들을 유튜브에 올리고, 유튜브에 오른 영상을 친구들에게 이메일로 보내고….

-핸드헬드로 찍힌 영화라는 점에서는 <블레어윗치>와의 비교를 피할 수가 없다.
=<블레어윗치>는 캠으로 찍은 장면과 흑백장면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편집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원했던 것은 정말로 하나의 캠으로만 찍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진짜처럼 느껴지도록 전혀 정리되거나 편집되지 않은 듯한 영화를 의도했다.

-어쩌면 <블레어윗치>처럼 괴물이 전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나.
=바로 그게 <클로버필드>와 <블레어윗치>의 다른 점이다. 괴물이 많이 나온다. 그저 주관적 시점으로 촬영되었을 뿐 엄청난 괴물과 거대한 파괴장면을 보게 될 거다. 이건 스튜디오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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