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회 칸국제영화제의 <그들 각자의 영화관> 상영관에는 야유와 환호가 교차했다고 한다. 3분 남짓의 영화 33편이 묶인 이 영화를 보며 관객은 방금 끝난 영화에 바로바로 반응을 내보였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며 자화자찬식의 교훈담을 늘어놓은 유세프 샤힌 감독의 <47년 후>엔 저음의 야유를, 옆 좌석에 앉아 자꾸 말을 걸어오는 남자를 망치로 때려죽이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직업>엔 통쾌한 웃음과 환호를,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칸국제영화제가 60주년을 맞아 세계의 거장 감독 35인(다르덴 형제와 코언 형제가 포함되어 있다)에게 의뢰해 만든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거장들의 영화관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극장이란 키워드로 만들어진 33편의 영화에는 영화를 본다는 것에 대한 서로 다른 33개의 본질이 담겨 있다. 물론 그중엔 훌륭한 영화관도, 다소 실망적인 영화관도 있다. 칸국제영화제 상영관에 교차했던 야유와 환호는 각각의 영화관 문을 닫고 나온 뒤 보인 생생한 반응이었던 셈이다. 3분 안에 거장의 영화관을 경험하고 찬사든 불평이든 바로 할 수 있는 기회라니. 이게 어디 흔한 일인가. 스틸 사진이 예쁜 작품 위주로 33곳 중 12곳의 영화관을 미리 방문해보았다. 좋다면 환호를, 싫다면 욕설을 내뱉어도 좋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영화관 투어, 시작.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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