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아임 낫 데어>의 감독, 토드 헤인즈 인터뷰
2008-06-05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내 영화가 위치한 시대의 영화적 언어를 통해 배움을 얻는다”

-당신은 확실히 전통적인 전기영화를 만들고 싶어한 게 아니다. 사실과 허구는 뒤범벅되어 있다. 하지만 당신은 밥 딜런의 삶에 있었던, 특히 그의 카멜레온 같은 본성을 강조하는 사건들을 선택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영화는 전기문에서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이를테면 (앨범으로 쳤을 때) “히트곡 모음집” 같은 모든 것을 준다. 하지만 히트곡 모음집과 이 전기영화의 주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이 영화가 속임수 장르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걸 알고 있다. 우리는 이 영화가 모든 장면과 대화에서 사실과 허구를 섞는다는 걸 알고 있지 않은가. 이 영화를 볼 때 이 속임수에 우리 모두 연루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어떤 수준에서의 재미다. 어떤 의미에서 이 속임수란 어느 영화에서나 명백한 진실이며, 오락이나 상업성으로 전환하는 장치일 뿐만 아니라 어떤 순간에는 거기에서 실제적인 것이 포착되기도 한다. 이 영화 역시 사실과 허구를 섞고 있는데, 당신은 농담 안에 있으며, 나로 인해 웃음으로 초대받은 것이다. 동시에 허구를 한번 더 밀고 나아가는 것 그게 논지를 입증하는 창조적인 선택이란 점, 그건 의심할 바 없는 일 아니겠나.

-어떻게 배우들을 선택했나. 특히 케이트 블란쳇 말이다.
=딜런에게 <아임 낫 데어: 딜런에 관한 영화에 있어서의 추정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기획안을 보냈는데 주요 캐릭터들에 관해서는 딱 한줄씩 설명하는 말을 적었다. “이 캐릭터는 여배우에 의해 그려질 것이며 실재하는 딜런과 가장 근접한 인물이 될 것입니다”라고. 주드 캐릭터는 1966년 시기를 참고하여 묘사됐다.

-모든 딜런 중에서도 특히 (주드 역의) 블란쳇이 발을 튕기는 동작으로 항상 음율을 맞추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 영화의 모든 딜런들은 발을 튕기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이 동작이 그들을 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이어주는 좋은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은 리처드 기어가 맡은 빌리 역할이 밥 딜런이 출연했던 샘 페킨파의 <관계의 종말>뿐 아니라 <<지하실의 테이프들>> 앨범 재킷에 그려져 있는 인물 중 하나를 암시하는 것이라 여긴다.
=그건 밥 딜런의 조금 덜 알려진 면모다. 컨트리 뮤직, 루츠 뮤직(미국식 전통음악), 미국 민속과 신화에 대한 밥 딜런 말이다. 하지만 영화 속 빌리가 <관계의 종말>의 빌리 더 키드에 대한 반복이라거나 혹은 <<내시빌 스카이라인>>(밥 딜런의 1969년 앨범 제목)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음, 이건 내시빌 스카이라인 밥(Bob)이군” 하고 말이다. 그건 딜런이 알려주었던 1960년대 도시에 현존하는 긴장감이라는 무의식을 포함한다.

-당신의 거의 모든 영화는 어떤 한 세계나 시기에 대한 양식적이고도 문화적인 완벽한 집중이라는 점에서 늘 연관되어 있다.
=그게 내가 하는 것 중 가장 신나는 것이며, 나는 항상 내 영화가 위치한 그 시대의 영화적 언어라는 수로를 통해 배움을 얻는다. (이번 영화에서도) 마침내는 복잡성과 즐거움이라는 것을 공평하게 행한, 그 1960년대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 거다.

-처음 계획할 때부터 이 영화를 와이드 스크린으로 찍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나.
=그렇다. 나는 와이드 스크린을 사용할 진짜 이유를 고대하고 있었다. 어떤 영화들은 (와이드 스크린을 위해) 아나모픽 렌즈로 영화를 찍는데, 거기에 실용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들이 있다. 그럴 경우 당신은 감독이 그저 그게 멋져 보일 거라고 생각해서 했다는 인상을 받을 거다. 하지만 이번에는 빌리 더 키드의 풍경숏과 영화 초반 기차들을 일별하는 신 때문에 꼭 필요했다.

-딜런이 영화를 보았는지 안 보았는지, 혹시 알고 있나.
=아니. 아직 듣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았다면) 그가 생각한 바를 우리에게 알려줄 것이라 희망하고 있다.

(위 인터뷰는 <시네아스트> <사이트 앤드 사운드>에 실린 인터뷰 중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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