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오! 쾌남! 홍콩영화 최고 터프가이
2008-09-05
글 : 주성철
사진 : 오계옥

홍콩영화계 최고의 인상파가 충무로를 찾았다. <무미신탐>(1995), <화급>(1997), <진심영웅>(1998), <암전>(1999) 등 과거 두기봉 감독과 함께 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그는 강렬한 인상과 터프한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다. <암화>(1998)에서 꽃남방을 입고 출소한 모습, <진심영웅>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시거를 피우는 모습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두기봉과 만난 작품이 바로 <매드 디텍티브>다. 다중인격 장애를 지닌 형사를 연기한 그는 자신의 상관 앞에서 귀를 도려내 선물하기도 하는 등 변함없이 강렬하고 충격적인 인상을 남겼다. 이번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또 다른 상영작인 유달지의 <암화> 역시 양조위와 대결하는 가운데 그만의 카리스마가 빛나는 작품이다.

언제나 누아르와 코미디의 경계 없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17살 때던가, 하루는 TVB 채널을 보고 있는데 신인 탤런트 모집 광고가 나왔다. 아버지가 남동생한테 ‘왜 저거 한 번 안 해보냐?’고 하셨고 결국 배우는 내가 됐다”고 웃으며 지난날을 떠올렸다. 어느덧 대가의 자리로 올라선 두기봉에 대해서는 “그와 함께 했던 작품들은 특별히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 없다”며 “두기봉과 나는 정말 다르다. 촬영 중에 의견 마찰도 꽤 많고. 그런 차이가 오히려 늘 좋은 결과를 낳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배트맨>의 조커 같은 역할이나 하릴없이 시간만 때우고 배는 불룩 나온 퇴물 가수를 한 번 연기해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렇게 인터뷰 내내 쾌활한 모습으로 자신을 표현하던 그는 영화 속 ‘쾌남’의 모습 그대로였다. 영화 속 자신처럼 누! 군가 자기에게 귀를 잘라 선물한다면 어떡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걸작이다. “야, 다른 쪽 귀로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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