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박민] “뭐가 유치하다는 거냐”
2008-12-16
글 : 장영엽 (편집장)
사진 : 이혜정
<4요일> 제작자 박민

마감을 끝낸 목요일 저녁,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영화 <4요일>의 제작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재하엔터테인먼트의 박민 대표는 <4요일>을 비판한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12월10일 개봉한 <4요일>은 앞서 열린 기자시사회에서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광복절 특사> <나쁜 남자> 등 15편의 영화에서 조명부 스탭으로 활동하던 박 대표가 제작자로 나선 첫 영화인 만큼 영화에 대한 애정도, 하고 싶은 말도 많은 듯했다.

-영화를 비판한 기자와 평론가들에게 할 말이 많다고 했다.
=그렇다. 생각 같아서는 비판한 기자와 평론가들을 모두 만나 맞장토론을 해봤으면 좋겠다. 그들이 글로 비판했던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고 싶다. 그러고도 우리 영화에 공감을 못한다면 내가 영화를 잘못 만든 거겠지. 실제로 일반 시사 반응은 반반이었다. 기자들이 평가하는 것처럼 바닥은 아니었다.

-대체적으로 줄거리의 연결이 미흡하고 제작기간이 짧아 영화적 요소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는데.
=제작기간이 짧고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자살하지 말자’는 메시지가 너무 직접적이라 유치하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한국 사람들은 메시지가 직접적이지 않으면 쉽게 공감하지 못한다. 수준을 대학원 나온 사람에 맞출 수는 없지 않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관람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로 나왔다.
=그게 문제다. 표현수위는 <고死: 피의 중간고사>(이하 <고死>)랑 별반 차이가 없는데, 자살이란 소재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가 나왔다. 소재가 민감하다고 공중파 방송의 영화 프로그램에도 (보도가) 못 나가고 있다. 그러니 답답하지.

-기확 단계에서 자살이란 소재가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은 안 해봤나.
=이 정도로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인기 연예인들의 자살이 영화에 악재가 된 것 같다. 그런 일이 없었으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했겠나. 그래도 메시지가 좋아 흥행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일반 시사 때 30, 40대 분들은 한숨 쉬며 보시더라. 현실적이고 공감가는 영화라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제작자로서 올해 개봉한 다른 한국 공포영화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고死>는 기획이 좋은 영화였다. 물론 여름 개봉에 맞춰 빨리 만든 느낌이 있지만, 미션을 풀지 못하면 죽는다는 설정으로 긴장감을 잘 살린 영화였다. <외톨이>는 개봉이 너무 빨랐던 것 같다. 히키코모리가 일본에서는 유행인데, 우리나라가 한 템포 느리잖나. 호흡이 느려서 지루한 감도 있었다.

-<4요일>의 승부수는 무엇인가.
=메시지와 시의성이다. 자살이란 소재는 해외 프로듀서들도 관심있게 본다. 3년 전부터 <쏘우> 프로듀서와 교류해왔는데, <4요일>의 시나리오를 보더니 미국 B급시장에 와서 찍어보라고 하더라. 개인적으로 심형래 감독을 존경하고, 그의 기획력을 닮고 싶다. 그래서 미국시장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영화가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해외 진출과 더불어 이 작품을 연극, 뮤지컬로도 만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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