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이 시대가 답답하다 느끼는 관객을 위해 만든 영화 <반두비>
2009-05-02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반두비> Bandhobi 감독 신동일
한국|2009|107min|35mm|컬러|한국영화

고3 수험생 민서(백진희)는 영어 공부를 좀 더 잘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 친구들처럼 원어민 학원에 가지 못한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안에서 이주노동자 한 사람이 민서 옆에 앉는다. 그리고는 지갑을 떨어뜨리고 내린다. 당돌한 민서는 지갑을 모른 척 갖고 내린다. 그러자 그가 쫓아온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후 둘은 각자의 사고로 경찰서에 들어오게 되고 우연한 이 두 번의 만남으로 친구가 된다. 민서는 이주노동자의 이름이 카림(아붑 알엄)이라는 걸 알게 된다.‘반두비’는 벵골어로 친구를 뜻한다. <반두비>는 대한민국의 병적인 모순을 잘 드러내 보일만 한 인물들의 이야기다. 수험생과 이주 노동자가 만나 얼핏 보기에는 있음직하지 않은 친구 관계, 아니 더 나아가서 연인의 감정까지 느끼게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과정은 외롭고 어렵다.

꿋꿋한 사회 비판록인 <방문자>로 데뷔하여 지난 해 <나의 친구 그의 아내>로 적지 않은 이들에게 지지를 끌어낸 신동일 감독의 신작이다. 신동일 감독은 “이 번에는 좀 더 유연하고 유머러스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사회의 모순을 영화 안에서 다루고 예전의 강직함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말을 거는 태도에 있어서 좀 더 친밀해지고 싶었다는 것이다. 영화는 이런 저런 유머가 발생하니 감독의 뜻이 많이 성사된 것 같다. 지금 이 시대가 답답하다 느끼는 관객을 위해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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