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밀레느 잠파노이] 순백의 여신은 지긋지긋해
2009-08-07
글 : 김도훈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의 밀레느 잠파노이

순백과 암흑 사이의 여자.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이하 <마터스>)의 밀레느 잠파노이는 눈처럼 피부를 희게 만들어준다는 화장품 ‘디올 스노우’ 모델로 유명했다. 그런데 신작 <마터스>는 고문과 신체 훼손으로 가득한 극단적 호러영화고, 그녀는 행복한 가족을 총으로 말살하는 미친 여자를 연기한다. 둘 중 뭐가 진짜 밀레느 잠파노이냐고? 과거에서 정보를 한번 캐보자.

잠파노이는 1980년 중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14살에 고향 엑상프로방스를 떠나 싱가포르, 도쿄, 뉴욕에서 살다가 20살에 파리로 귀환, <크림슨 리버2: 요한계시록의 천사들> <밸리 오브 플라워즈> 같은 작품에 출연했다. 좋아하는 배우는 이자벨 위페르다. 사랑영화는 질색이다. 좋아하는 감독은 데이비드 린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다르덴 형제, 그리고 가스파 노에다. 아하, 이쯤되 면 잠파노이가 <마터스>에 출연한 것도 이해가 간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대본을 보기가 쉽지 않다. 내 손에 들어오기도 전에 에이전트에서 거절할 테니까. 그래서 좋았다. 루시라는 강렬한 캐릭터도 나에게 맞았다. 보통 여배우들은 연인이나 정부를 연기하다가 끝나잖아.”

잠파노이는 디올 스노우의 지긋지긋한 순백의 이미지를 <마터스>로 완벽하게 벗어던지고 제 색깔을 찾는 데 성공했다. 지금 개봉을 기다리는 신작은 프랑스의 전설적인 샹송 가수 세르주 갱스부르의 생애를 다룬 영화 <Serge Gainsbourg, vie Heroique>. 그녀는 갱스부르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모델 ‘밤부’역을 맡았다. 그런데 잠깐. 언제는 또 사랑영화는 질색이라더니? “하지만 밤부는 마약 중독자다. 갱스부르와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미친 듯이 서로 미워한다. 사랑영화라도 이런 건 괜찮다. 순전히 색욕에 빠져서 사랑하게 되는 거니까.” 이 여자 앞으로가 더 심상찮다.

사진제공 판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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