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안성기, 박중훈] 저작권부터 다시 알리겠다
2009-10-12
글·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공동위원장 맡은 배우 안성기와 박중훈

Q1. 굿 다운로더 캠페인의 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된 계기는.

안성기: 현재 한국영화계에 불법 다운로드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의 미래나 모든 창작 작업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이 운동을 벌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딱히 구체적인 방법론을 찾지 못해 안타까워하던 차에 ‘굿 다운로더 캠페인’에 대해 듣게 되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여러 가지 면에서 환영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위원장직을 제안해줘 고마운 마음으로 수락했다.

박중훈: 사석에서 영화인들끼리 만나서 담소를 나눌 때마다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고민은 항상 나오는 이야기였다. 늘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서 소극적인 자세로 걱정만 했는데,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굿 다운로더 캠페인의 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아 좋은 기회다 싶었다. 이제는 발벗고 나서서 대중의식을 적극적으로 바로잡아야 할 시점이다.

Q2. 영화계 안팎의 기대가 크다. 임하는 각오는 어떠한가.

안성기: 사람들의 기대만큼이나 나 역시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또한 이번 캠페인이 벼랑 끝에 내몰린 영화계에 얼마나 절박한 행사인지 한명의 영화인으로서 절감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뛸 생각이다.

박중훈: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가 들어온다. 이런 말들이 결코 가볍게 하는 빈말이 아님을 나 자신이 너무나 잘 알기에, 그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선을 다해 위원장직 업무를 실행할 생각이다.

Q3. 단순 홍보대사가 아니라 위원장직이라는 점에서 화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들을 할 계획인가.

안성기: 오늘과 같은 촬영으로 지면과 TV, 옥외 전시물인 터치스크린 등을 통해서 계속 국민들에게 중요성을 알리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캠페인의 전체적인 기획 부분은 물론, 마케팅과 홍보 등 실질적인 운영을 맡는 본부의 팀원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참여할 계획이다. 그리고 공익 CF는 물론, 이벤트 등에 함께할 수많은 영화배우들 역시 캠페인의 취지에 충분히 공감하는 만큼 즐겁게 임할 것이다.

박중훈: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대중의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는 게 아닐까 싶다. 불법 다운로드가 지금 당장은 이익일지 모르나 길게 내다봤을 때 우리 문화에 얼마나 큰 손해를 미칠지를 일깨워주고, 저작권에 대한 그릇된 개념과 이해를 재정립하는 게 이번 캠페인의 큰 목표다. 실질적인 업무는 여러 위원장직을 수행했던 안성기 선배에게 배우기도 하고, 함께 고민도 하며 진행할 예정이다.

Q4. 지금까지의 불법 다운로드 근절 캠페인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안성기: 내가 이번 캠페인의 큰 기대를 거는 지점이다. 그동안,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말자는 취지의 움직임은 많았지만 그때마다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네티즌의 반발을 사는 측면이 있어 내심 안타까웠다. 그러나 굿 다운로더 캠페인은 불법 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이 아니라, 합법 다운로드 권장 캠페인이다. 즉, 이번 캠페인은 ‘창작자들의 꿈과 노력을 인정하고 보호하며, 따라서 합법적인 공간에서 적정한 대가를 치르고 콘텐츠를 올바르게 다운받자’라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의미에서 기존 캠페인과의 차별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박중훈: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고, 다운로드를 통해 컴퓨터에서 보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다만 합법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 다운로드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영화와 출판, 음반 등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그 피해가 오히려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실이다.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존중함으로써 창작자들이 더 좋은 창작물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우리가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합법적인 다운로드가 필요하다. 지금도 합법 다운로드 시장은 존재하지만, 그곳에 대한 대중의 정보가 미비하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이 캠페인이다. 합법적인 다운로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권장하는 캠페인. 그것이 굿 다운로더 캠페인의 가장 큰 목적이자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Q6.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대한민국 대표배우들이 모였다. 어떻게 진행했나.

안성기: 위원장직을 제안받아 이 캠페인에 참여한다는 사실에 매우 흡족했는데, 많은 후배들도 나와 생각이 같았나보다. 따로 일일이 만나서 얘기를 건넬 필요없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캠페인에 대해서 전해들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모두에게 고맙다.

박중훈: 안성기 선배와 내가 위원장직을 맡아 공익 광고촬영과 이벤트를 한다고 하니 여러 후배들이 선뜻 무료로 출연을 결정해줬다. 모두 바쁜 스케줄을 쪼개가며 이번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번처럼 영화계 최고의 배우들이 모두 모인 것은 처음이지 않나 싶다. 여러 후배들과 함께 캠페인 CF 촬영 및 다양한 이벤트를 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렌다.

Q7. 부가시장 위축 등 한국영화시장의 절박한 수익구조 환경 때문에 이번 캠페인에 거는 영화계의 기대가 크다. 궁극적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가.

안성기: 많은 분들이 좀더 좋은 다운로더로 변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편하다고 불법으로 다운받았던 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않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될 것 같다. 우리 영화계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부가시장을 통한 수익구조가 안정되길 바란다. 지금 영화계는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이른바 돈줄이 막힌 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한국영화가 제작에 들어가도록, 열심히 현장에서 뛰는 영화인들이 좀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국영화계의 수익구조가 탄탄해지고 정상화되는 효과를 기대한다.

박중훈: 길게는 인터넷 합법 다운로드 시장 구축을 통한 탄탄한 부가시장 구축, 그리고 이로 인한 한국영화계의 발전을 바라지만, 현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네티즌을 합법적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에 유입시킴으로써 네티즌의 온라인 다운로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동시에 창작자들의 땀과 노력을 인정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것이 목적이고 기대하는 바다.

Q8.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혹은 대한민국 네티즌에게 한마디 한다면.

안성기: 한국 관객은 그 어느 나라 관객보다 자국영화를 아끼고 사랑한다고 믿는다. 더 좋은 한국영화를 계속해서 볼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다운로드에 대한 네티즌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야 한다. 무조건 ‘온라인상에서 다운로드를 받지 말자!’가 아니라,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다운로드를 받자는 거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한국영화, 나아가 한국문화 콘텐츠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 생각의 변화와 그에 따른 실천이 필요하다. 영화와 관련된, 음원과 관련된 모든 창작 작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분들이 많은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부탁드리며 모두가 ‘굿 다운로더’가 되었으면 좋겠다.

박중훈: 여러분이 관객이고 영화를 지키는 주체다. 합법적인 다운로드로 영화에 힘을 주고 영화가 좀더 풍성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한국영화가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던 것도, 지금과 같은 큰 위기에서 살아나는 것도 모두 여러분의 힘이다. 아무쪼록 이번 캠페인에 큰 호응을 보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