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워낭소리>
관람자: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요즘 쌀밥 한 공기 값이 220원이라고 한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데, 농민들의 가슴은 바싹바싹 타들어가고, 논에서도 연이어 불길이 치솟는다. 충북 지역 농민들과 전남 화순지역 농민들은 논을 갈아엎고 나락을 불태웠다. 전라남도의회도 쌀값 폭락의 현실적인 대책을 주장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한술 더 떠 한국, 중국, 일본 정상들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 중이라는 뉴스까지 나오면서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풍년이 풍년이 아니라 ‘풍년재해’가 되어버리는 이 시점에서 오로지 ‘가격 다운’만이 최대의 목표인 듯 구는 정부 모습을 보면, 가까운 미래에 닥칠지도 모를 ‘식량전쟁’의 폐해를 어찌 감당하려 하는지 한숨만 나온다.
이 와중에도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쌀값 안정을 위해 평소 쌀을 충분히 소비하고 장기적으로는 소비시장을 넓혀야 한다”라는 태평한 소리만 하고 있다. 한국 땅에서 한국 쌀을 안 먹고 다른 나라의 저렴한 쌀을 사다먹는데, 다른 나라를 어떻게 ‘장기적인 소비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김윤옥 여사도 눈시울을 붉히며 관람하셨다는데, 장태평 장관께서도 <워낭소리>를 챙겨 보시면서 농민의 소리에 좀 귀기울이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