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팬 못지않게 그만한 안티 팬도 거느린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백야행>은 이미 원작과 일드를 접한 많은 팬의 논쟁이 거세질 전망이고, 영웅재중의 팬이라면 배우의 연기를 떠나 <천국의 우편배달부>가 그의 주연작이라는 사실이 더없이 행복할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동명 원작을 각색하면서 배경을 뉴욕으로 옮긴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역시 원작과의 승부를 피할 수 없는 운명.
<오만과 편견>(2005)과 <어톤먼트>(2007)로 기억되는 조 라이트의 신작 <솔로이스트>는 현재 시제에 도전한 조 라이트의 소품과 같은 우정의 드라마이며, <귀없는 토끼>는 조 라이트 못지않게 자신의 명쾌한 브랜드를 가진(적어도 독일에서는 최고라 할 만한) 틸 슈바이거의 작품이다.
이주의 대사
“그가 음악을 사랑하는 것만큼 어떠한 것도 그처럼 사랑해본 적이 없어.”
- <솔로이스트>의 스티브 로페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어거스트 러쉬>(2007)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나 할까. 조 라이트의 이전작과 겹쳐서 보건대 아카데미를 꿈꾸는 영화임이 분명하지만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기자로, ‘레이 찰스’ 제이미 폭스가 음악천재 노숙자로 나와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그들 각자의 이름으로 용서가 된다. 무언가에 열중할 열정이 없는 사람에게 권하는 쓸쓸한 이 계절의 영화.